군 작전보도를 위한

군 작전보도를 위한


공동취재 제도의 필요성



-군 작전보도 Pool System 도입을 제안한다-



민병돈



지난해 나라의 안보와 관련된 사건들 중 가장 큰 것이 강릉 해안 및 태백산맥
일원에서의 무장공비 소탕작전이다. 휴전선을 넘어 수중으로 침투한 후 강릉해안에서
좌초한 북한 잠수함이 9월 18일 새벽에 발견됨으로써 시작된 이 작전이 그 후 48일
만인 11월 5일에 적이 완전 섬멸됨으로써 끝났고 12월 29일 북한이 그들의 평양방송을
통하여 완곡한 표현으로나마 ‘깊은 유감'을 표하며 ‘재발방지 노력'을 표명함으로써
우리측의 요구수준에는 미흡하지만 그것으로 사건도 일단락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공식 사과로 간주하는 북한 외교부 대변인의 이 성명을 저들은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 성명에서의 저들의 재발방지 노력의 표명을 우리가
신뢰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저들의 지난날의 행태가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이 성명의 내용은 물론 그 발표사실
마저도 저들 내부 인민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으며 12월 31일에 우리가 저들에게 넘겨준
공비들의 유골을 인수하고는 이를 우리가 저들에게 사과한 것이라고 선전하는 것을
보아도 저들의 속마음을 알만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후에도 언제 있을지 모를 저들의 도발을 경계하고 대비하는데
추호도 헛점이 있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저들의 속성을
우리가 오랜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對非正規戰(대비정규전)에서는
정규전에서와는 다른 특유의 어려움이 있다. 25명(또는 26명)의 공비를 소탕하는데
6만명 이상의 우리 병력이 동원된 48일간의 작전에서 우리측 피해도 상당했다. 여기서
정규전과 대비정규전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는 언론과 그 영향을 받은 국민 일반은
군의 이러한 작전수행과 그 결과에 적지않은 불만과 염려를 표시한다. 즉 군의 소탕작전이
성과를 거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만스러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
원인의 대부분이 언론의 사려깊지 못한 보도에 있음을 직시하고 앞으로의 군 작전에
관한 언론의 취재와 보도에 군과 언론사이의 상호협조체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번 공비소탕작전때 현지의 야전군이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야전군에서는 한 대령의 책임하에 강릉시청에 ‘합동보도본부'를 설치하여 그곳에서
언론에 그날 그날의 뉴스-브리핑을 해주며 ‘작전보안'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의
균형을 이루려고 시도했으나 애초에 군이 기대했던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당시 강릉
일원에는 여러 언론사의 현지 특별취재반 기자 130여명이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그곳 야전군사령부에 설치한 합동보도본부의 브리핑을 외면하고 언론사들간의 그리고
기자들간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취재하며 특종을 쫓고 있었다. 그들의 보도로 인한
작전방해나 국익의 손상을 고려하기 보다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명분아래
단순한 작전상황 취재나 합동보도본부의 공식 브리핑에는 만족하지 않고 문제점들을
찾아내서 사소하고 지엽적인 것도 마치 운동경기를 보도하듯 흥미본위로 확대보도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작전부대의 명칭(비록 별칭일지라도)과 규모(병력) 그리고 작전경과와
다음날의 작전예정까지도 소상히 보도함으로써 북의 요원들이 이를 청취하고 분석,평가하여
공비들에게 그들의 탈출방향과 탈출로를 무전으로 지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결과를 빚기도 한다.


또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공비의 출현을 신고한 산간주민의 인적사항 주소
용모(사진)등을 상세히 보도함으로써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그 여파로 주민들로
하여금 신고를 주저하게 만드는 무사려함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러한 폐단은 언론사들이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언론 자유라는 명분아래 그들의
경쟁사들보다 더 큰 명성과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지나친 경쟁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은 군과 국민의 사기좲士氣좵를 떨어뜨리며 전쟁수행에
필요한 여론조성에 악영향을 준다. 지난날 외국에서의 유사한 예로는 월남전에서
패퇴한 미국의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언론사는 한편으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사실보도라는 공적인
사명을 가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상업성을 가지고 있다.
언론사는 사회의 공기(公器)인 동시에 기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민주주의의 국가에서 언론사의 이러한 취재 및 보도활동을 군이나 정부가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한 일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운명을 걸고 수행하는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군(정부)과 언론의 협의하에 軍작전에 관한 보도에 제한을 가하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며 언론 천국이라 할 미국도 월남전에서의 패배의
교훈을 살려 1991년에 페르시아灣(만) 전쟁(걸프전) 때는 이른바 공동취재제도 (Pool
System)라는 획기적으로 개선된 軍(다국적군) 공보정책을 개발하여 시행했다. 공동취재란
몇개 언론사의 기자들이 대표로 취재하여 그것을 모든 언론사가 함께 가지는 방식이다.
이러한 軍 공보 정책의 핵심은 軍작전 보안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어 적절한 수준의 정보를 유통시킴으로서, 언론과 국민과 국회에게 국가안보와
전략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며 전쟁수행에 유리하게 여론을 조성하기 위하여 언론을
전장에서 적절히 격리시키는 것이다. 미국은 월남전에서의 패배라는 비싼 값을 치룬
후에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것은 페르시아灣 전쟁에서의 빛나는 승리를 얻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제 우리 군도 작년 가을의 공비소탕작전에서의 공보정책과 언론보도를 면밀히
검토하여 앞으로 군작전에 관한 보도가 軍 작전보안(국가이익)과 언론 자유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될 수 있도록 언론의 공동취재 제도의 도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는 세계 도처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항공기 납치 및 여러 유형의 인질사건
해결을 위한 對테러 작전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쫮



(◑ 군사세계는 언론의 자유와 군사보안의 문제를 조화시키기 위한 대안들을 찾고
있습니다. 좋은 의견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