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대통령이, 복지는 총리가?
박계향
2013년 02월 20일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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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 정홍원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총리에게 부여된 임무를 법과 원칙 하에서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는 내각을 통할하고 국가정책을 조율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양한 정책경험과 경륜이 필요한 자리이다. 정 후보자는 정직한 공직자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는 이번 내각에 성균관대 출신 인사들을 많이 천거했다. 지난 정부의 ‘고소영’에 이어서 ‘성시경’이라는 말을 만든 원단이다. 책임 총리에게는 장관임명 제청권한이 있다. 또 헌법상 국무위원 해임권을 갖고 있는 막강한 자리가 되었다. 칸막이를 없애는 내각통합과 국민과 화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新民보다 親民을 하겠다고 하니 해야할 일이 많은 대한민국의 총리로서 감당해낼지 의문이다.
문제는 모두발언에서 현재 우리의 코앞에서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총리로서 가장 시급한 안보현안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발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아예 안보에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 그저 복지와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행복 내각’의 수장다운 발언만 했다. 또 정 후보자는 청문회 질의가 시작되면서 상반된 답변을 했다. 두 번째로 질의한 의원이 “현재 북핵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핵보유와 핵무장을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정 후보는 “국민들 개개인은 말할 수 있지만, 국가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고 답했다.
존경하는 국민의 발언은 잘 듣겠지만 국가는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총리 후보자의 내면의 생각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통상 정치 지도자들을 두 분류로 구분해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하나는 국민대표형 정치가(delegate politicians)이고 다른 하나는 신탁형 정치가(trusted politicians)이다. 그는 아마도 겉으로는 국민대표형 정치가를 표방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신탁형 총리의 역할을 수행하려는 듯하다. 결국 대통령은 서울에서, 총리는 세종시에서 화상회의나 다른 일정으로 만나면서 국정을 논해야할 형편인 현 체제 속에서 총리가 밝힌 북핵에 대한 의지는 어쨌든 너무나 나약해 보였다.
최대 위기 속에서 국무위원의 해임권까지 갖고 있는 막강한 책임총리 1호 후보자로서 그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