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도 법이 있다.


김병렬


   적법한 무력의 사용 혹은 위법한 무력의 사용 여부에 대한
유권적 판정주체가 국제사회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가린다는 핑계로 적법한 무력을
사용하는 측에게까지 적용되지 않을 우려가 있고, 설사 적법한 무력의 사용에 대한
판정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무력을 사용하고 있는 쪽에게 이러한 법의 규제를
받도록 하는 것이 그렇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전쟁의 참화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형법이라고 하는 것은 형법이라는 이름의 법률을
포함하여 국가 보안법, 밀항단속법, 부정수표 단속법, 경범죄 처벌법 등 수많은 법률로
구성되어 있다. 무력충돌법도 이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조약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무력충돌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화살을 사용하면
안된다, 우물에 독을 풀어서는 안된다, 사절단을 살해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원시적인
형태로 존재해 오다가 종교라는 미명하에 잔인성이 극에 달했던 중세의 전쟁관행으로부터
점차 기독교와 기사도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완화되어 중세 후반기에 교전 당사국들의
관행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렇게 완화된 전쟁관행이 18-19세기에 관습 국제법으로
형성되고 1850년경부터 제1차대전이 발발하기까지의 기간, 특히 1907년의 제2차 ‘헤이그평화회의’와
제2차대전후인 1949년 ‘외교전문가회의’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형성되었다. 이러한
무력충돌법은 육전(陸戰) 해전(海戰) 공전(空戰)에 대한 공통적인 법규도 있지만
분야별로 발달된 특별 법규도 많다. 공통적인 법규중 육전법규는 해전 및 공전법규의
기본이 되며, 특히 육전 해전에 관한 법규는 국제법상의 전쟁은 물론 전쟁에 이르지
못하는 무력충돌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무력충돌 법규중 특히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전쟁일반에 관한 법규


   ① 개전(開戰)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채택, 1910.1.26.
발효)


   ② 질식가스 또는 유독가스의 살포를 유일목적으로 하는 투사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선언(1899.7.29. 헤이그에서 서명)


   ③ 질식성 독성 또는 기타 가스 및 세균학적 전쟁수단의 전시사용
금지에 관한 의정서(1925.6.17. 제네바에서 서명, 1928.2.8. 발효)


   ④ 무력분쟁시의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협약(1954.5.14.
서명, 1956.8.17. 발효)


   ⑤ 포로의 대우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협약(제3협약)(1949.8.12.
서명, 1950.10.21. 발효)


   ⑥ 전시에 있어서의 민간인의 보호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협약(제4협약)(1949.8.12. 서명, 1950.10.21. 발효)


   ⑦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 제협약에 대한 추가 및 국제적
무력충돌의 희생자 보호에 관한 의정서(제1추가의정서)(1977.6.8. 제네바에서 채택,
1978.12.7. 발효)


   ⑧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 제협약에 대한 추가 및 비국제적
무력충돌의 희생자 보호에 관한 의정서(제2추가의정서)(1977.6.8. 제네바에서 채택,
1978.12.7. 발효)


   ⑨ 화학무기의 개발 생산 비축 및 사용의 금지에 관한 협약
및 3개 부속서(1993.1.15. 파리에서 채택, 1997.4.29. 발효)


   육전에 관한 법규


   ① 육전의 법규 및 관례에 관한 헤이그협약(육전법규) 및 부속규칙(육전규칙)(1907.10.18.
서명, 1910.1.21. 발효)


   ② 육전에 있어서의 군부상자 및 병자의 상태개선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협약(제1협약)(1949.8.12. 서명, 1950.10.21. 발효)


   ③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의 금지 또는 제한에 관한 협약과
3개 의정서(1980.10.10. 제네바에서 서명, 1983.12.2. 발효)


   ④ 육전에 있어서의 중립국 및 중립인의 권리 의무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서명, 1910.1.26. 발효)


   해전에 관한 법규


   ① 해상법의 요의를 확정하는 파리선언(1856.4.16. 서명, 1856.4.16.
발효)


   ② 해전법규에 관한 런던선언(1909.2.26. 서명)


   ③ 병원선에 관한 헤이그협약(1904.12.21. 서명)


   ④ 개전시 적상선의 취급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채택,
1910.1.26. 발효)


   ⑤ 상선을 군함으로 변경함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서명, 1910.1.26. 발효)


   ⑥ 전시 해군력에 의한 포격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서명, 1910.1.26. 발효)


   ⑦ 자동촉발 수뢰의 부설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서명,
1910.1.26. 발효)


   ⑧ 해전에 있어서의 포획권 행사의 제한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서명, 1910.1.26. 발효)


   ⑨ 잠수함의 전투행위에 관한 의정서(1936.11.6. 런던에서
서명, 1936.11.6. 발효)


   ⑩ 잠수함 및 독가스에 관한 5개국조약(1922.2.6. 워싱턴에서
서명)


   ⑪ 해상에 있어서의 군대의 상병자 병자 및 조난자의 상태개선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협약(제2협약)(1949.8.12. 서명, 1950.10.21. 발효)


   ⑫ 해전에 있어서의 중립국의 권리 의무에 관한 헤이그협약(1907.10.18.
서명, 1910.1.26. 발효)


   공전에 관한 법규


   ① 비행기 또는 기타 유사한 새로운 도구에 의한 폭탄과 폭발물의
투하금지에 관한 헤이그선언(공폭금지선언)(1899.7.29. 서명)


   ② 공전에 관한 규칙(안)(1922.12.11. 헤이그에서 서명)


   이러한 무력 충돌법은 위법한 전쟁을 수행하는 측에게까지
적용시켜서는 안된다는 일부 주장도 있으나, 무력충돌법은 적법한 무력을 사용하는
쪽은 물론 위법한 무력을 사용하는 쪽에게도 물론 적용된다. 그 이유는 ①무력충돌법의
대부분의 실질적인 규정이 인도적인 규정이므로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을 받아야
할 당위성이 있으며, ②적법한 무력의 사용 혹은 위법한 무력의 사용 여부에 대한
유권적 판정주체가 국제사회에 존재하지 않으므로(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일부 수행하고는
있지만) 이를 가린다는 핑계로 적법한 무력을 사용하는 측에게까지 적용되지 않을
우려가 있고, ③설사 적법한 무력의 사용에 대한 판정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무력을 사용하고 있는 쪽에게 이러한 법의 규제를 받도록 하는 것이 그렇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전쟁의 참화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서는 누가 전투행위를 할 수 있는가부터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