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만나회’ 과연 조직적인 실체인가.
최태호
하나회로 지칭되어 진급이나 보직에 해를 입게된 현역장교나
혹은 조기 전역하게 된 예비역 장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그들이
전혀 자신이 하나회였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과 어떤 조직적인 활동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 문제로 인하여 심각하게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얼마전 또 소위 '만나회'라는 것이 있다고 시중에 회자된 적이 있다.
군의 단결을 해치게 되는 이런 소문들이 왜 떠돌게 되는 것일까. 또 그것은 사실인가.
오보인가. 군의 분파주의는 군의 조직을 깨는 결정적인 요소임을 알고 언론은 이런
문제에 관해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한다.
모 신문에서 만나회라는 것에 대해서 여러차례 보도를 한 바
있다. 군은 이것이 사실무근이라 하여 그 신문사에 정식으로 항의를 하였고 그 신문사는
신문 일면에 이에 관련해 정정보도를 낸 바 있다.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김영삼
정권 출범 직전에 군을 장악하기 위해서 군의 실권을 잡고 있는 하나회를 제거해야
하는데 불가피하게 그일을 책임있게 해줄 수 있는 별도의 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군에 있는 이 사람들을 살려 놓으면 당신에게 비수를 들이댈지도
모른다’ 하고 김영삼 대통령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분히 분파적인 착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뀌었을 경우 군은 습성상 당연히 새로운 대통령에게 충성을
하게 되는 것이고 또다시 그에 대한 시행착오는 다시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이제는
사회적으로 통념화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하나회라는 것이 무슨 조직적인 활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더더욱 리스트 같은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모 대령이 하나회
명단이라며 그걸 군인아파트 지역에 살포하고 그 명단에 있었던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고 불이익을 당하게 된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나회 출신으로 지목되어 조기전역한 한 예비역 장군의 주장이다.
‘나는 하나회인지 뭔지 전혀 의식도 없이 군대생활을 해 왔습니다. 사람들이 살다보면
자의든 타의든 어느 조직에 속하게 되어 있고 어느 누구와도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누구와 아느냐 누구와 친하냐 하는 것으로 함께 몰아치면 어떻게 사람들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누군가 살포한 명단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하나회 문제를
아무런 검증도 없이 단순하게 처리하고 또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이득관계가 형성되어
정도이상으로 조치된 것이 아닌가 주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에 김대통령이
뜻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좀 더 신중하게 군의 인적자원들을 관리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 군이 달라진 것이 무엇입니까. 사기가 올랐습니까. 전력이 증강되었습니까.’
그의 말로부터 기자는 아직 풀어야 할 앙금이 남아 있음을 느꼈다.
‘이건 적당히 벌을 준 것이 아니라 아얘 철처히 마녀사냥을
한 것입니다. 마녀사냥 아시지요? 전염병이 돌 때 그 책임이 마녀에게 있다고 잡아다
죽이는 거 말에요. 대통령의 정치적인 입장을 강화하기 위하여 아무런 죄도 없는
젊은 장교들이 희생을 당한 것입니다’
‘나는 그들이 계획적인 플랜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대통령 출범 이전에 플랜을 갖고 있다가 출범 이후에 행동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철저히 도려낼 수가 있겠습니까’
물론 하나회로 지목되어 조기 전역한 몇몇 장군들이 실제로
군 재직시에 공공연하게 분파적인 행동을 보였었다고 알려져 있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하나회로 몰아치기 보다 그가 분파적인 행동을 보였었는가를 따져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속전속결의 인사처리가 정치적인 효과는 있었을는지 몰라도
새로운 갈등을 배태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겠다. 이 내재되어 있는 갈등을 누군가는
해소해야 할 것이다. 물론 당사자들도 군과 국가를 위해 대승화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