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世紀 軍과 兵營生活 發展


   언제나 애정과 사랑으로 우리 군을 성원해 주시는 여러분들을
모시고, 좥21세기 軍과 兵營生活 발전좩 題下의 심포지엄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오늘 심포지엄에 사회 각계 저명인사와 전후방 각급부대 장병 그리고
장병 부모님들까지 참석해 주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군이 오늘날 이처럼 大軍으로 성장한 것은,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선배 전우들에
의한 남다른 헌신의 결과라고 믿습니다. 6·25 동란시에는 피땀으로 민족생존을 수호하였고,
월남 파병을 통해서 한국군의 威容을 떨쳤으며,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왔습니다. 저희 후배들은 이러한 원로 선배님들의 희생과 功勞에 항상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軍은 지난 몇 년 사이 누적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노출되면서, 국민으로부터 指彈을 받기도 하였고 참기 힘든 試鍊도
겪어야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고도성장을 거듭하면서 직업군인의 位相도
떨어지게 되어 軍隊의 기둥역할을 담당하는 위관급 장교와 하사관의 획득도 어려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남북 대치의 緊迫한 安保現實 속에서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責任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저는 이와같은 軍의
問題가 결코 군 내부의 문제일 수만은 없다는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자칫 간과하기
쉬운 命題를 새삼 제기하고자 합니다.


   군이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信賴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겸허하게 反省하고 진단하여, 긍지 넘치고 활력있는 육군 건설을
위한 비전의 창출이 긴요한 시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을 갖게 된 취지도
우리 육군에 대한 국민적인 바램과 시대 변화에 따른 각계 각층의 폭넓은 의견과
조언들을 직접 들어보고 이를 적극 收斂하기 위한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創軍후
1천만 명 이상의 한국 남성이 군 복무를 하였으며, 현재에도 매년 20여만 명이 兵務義務를
畢하고 사회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군에 입대한 젊은이들은 군복무를 통해서 祖國愛와
단체정신을 기르고,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단련하게 됩니다. 또한 금욕, 절제,
극기를 익히며 효도, 우애, 희생, 봉사 등의 정신덕목을 함양하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따라서 저는 군복무를 통해서 얻은 이러한 정신덕목과 체력이 바로 ‘한강의 기적’을
創出해 낸 큰 原動力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남자들은 군대 갔다와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말을 흔히 듣게 됩니다. “아내 생일은 잊어도, 한국군 복무
당시의 군번은 결코 잊지 않고 있다”는 김창준 美 하원의원의 말처럼, 軍 服務의
追憶은 한국 남성들만이 누릴 수 있는 향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너무나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반도의 安保狀況은 북한 내부의 심각한
식량문제와 체제불안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우리 軍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자포자기식
또는 상황 오판에 의한 도발 위협에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머지 않아 다가올 통일시대에 대비하여 軍의 體質을 改善해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안보정세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현실은 물질적
풍요와 함께 개인주의 풍조가 만연되어 자기 희생을 근본으로 하는 尙武精神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고, 안보의식도 두드러지게 약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情報化 시대로
진입한 우리 사회는 기술혁신으로 일대 변혁이 진행중에 있으며, 이로 인해 군사면에서도
전쟁수행 개념이 획기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안보현실과 사회구조적인
상황변화는 우리 군이 넘어야 할 挑戰이자, 국민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解法을
찾아야 할 국가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북한의 冒險主義的 도발에 강력히 대처하면서
미래상황에도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참모총장으로서 수행해야 할 과업을 “卽應戰力
강화”와 “정보화 시대 육군건설을 위한 기반구축”으로 설정하였으며, 강군을 만들기
위한 선결과업으로서, “군심을 결집하고 국민의 信望을 획득”하는 데 지휘의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단결되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군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군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과제의 해답을 兵營問題의 改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선 병영생활의 저변에 잠재되어, 전투력 발휘를 저해하는
잘못된 慣行과 악습들을 제거하여 하부구조의 戰鬪力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自律的인 氣風아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병영생활을 정상화하고, 전투력 발휘와
직결되는 직업군인의 ‘삶의 질’을 점차적으로 향상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 육군은 시대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信賴받는
軍으로 거듭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軍의 문제를 軍자체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강군 육성은 國民 모두가 關心을 가져야 할,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兵務義務의 衡平性
문제, 훈련시마다 야기되는 集團 民願문제, 군내 사건 사고의 지나친 사회문제화,
직업군인에 대한 예우와 보수 문제, 新世代 장병의 인식성향 등은 모두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 문제로서, 이를 풀기 위해서는 군과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 모두가 익히 잘 알고 계시지만, 軍隊가 存在하는 목적은 유사시 戰爭에서
싸워 이기는 것이며, 이는 강인한 訓練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옛 先賢들은 ‘군대는 천일동안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루라도 단련시키지 않으면 안된다’(兵可千日不用, 不可一日不鍊)하였고, 서양에서도
‘평화를 지키기를 전쟁하듯이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敎育訓練이야말로
참모총장인 저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課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은 强度높은
실전적 訓練을 통해서 엄정한 군기와 충천하는 土氣를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 길만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군이
국가안보의 최후의 堡壘가 되고, 한국의 젊은이를 사명감에 투철한 民主市民으로
육성 배출하기 위해서는, 이를 훈련시키고 가르치는 優秀한 幹部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수한 직업군인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 군을 精銳化시키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국을 방위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직업군인으로서 당연한 召命이고, 이러한 사생관으로부터
직업군인의 생활은 시작됩니다.


   그러나 직업군인이라는 特殊性 때문에 군인과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고행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야전에서의 열악한 생활조건과 주거환경,
잦은 이사와 이에 따른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은 職業性을 弱化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이에 대한 對策이 요망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인이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사회 문화적인 環境을 造成해 주는 것입니다. 선진국 군인이 제복을 입고 활보할
수 있는 것은 군인 스스로가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도록 국민적인 성원과 국가차원의
政策的 配慮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21세기를 지향하는 현시점에서 우리
군의 사명은 북한의 모험주의와 이로 인한 武力挑發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장병들은 GOP, 해안 등 각지에서 온갖 악조건을 무릅쓰고
警戒任務를 수행하고 있으며,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강한 전투력을 배양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심포지엄이 國民의 軍隊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陸軍文化를
창출하고, 우리 軍이 국민의 곁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병영내의 여러 문제들과 해결방안에 대해 폭넓은 共感帶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소 갖고 계신 高見과 忠告를 격의없이 말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홍교수가 제시하고 있는 직업군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두
모형 비교 영 역 통 합 모 형 분 리 모 형 기본개념민간사회의 하위조직으로서의
군 공동체의 특수성 강조 보편성 강조 주거(관사)민간아파트 구입 대여군인아파트
신·증축 주거(자가)민간아파트 분양시 일정비율군인공제회 등을 통해 직업 할당받아
공급(특별분양)군인을 위한 별도의 동 신축 자녀교육재학생 자녀수당 지급군자녀
기숙사 신·증축 여가생활민간 여가시설(휴양 및 레저군 종합복지회관 또는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보완군 복지타운 건설 의료서비스민간의료시설 이용에 따른
군 병원 등 군의료시설 고급화 비용 보상추진


   군의 문제, 육군의 문제
국민과 함께 풀어보자


강군육성 위한 국민적 공감대: ’97 육군 정책발전
심포지움 개최


   육군은 지난 4월 10일, 예비역 군원로들과 언론인, 군관련
학자.교수, 육군대장부터 이등병에 이르기까지의 현역 장병들, 사관생도, 학군단
후보생, 병사의 부모 등등, 군을 사랑하고 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육군회관에 초청하여 획기적인 방식의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심포지움의 목적은 그동안
군에 누적되어 군의 발전을 막아왔던 군 내부의 문제점들을 솔직하게 진단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21세기 군과 병영생활의 발전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었다.


   陸軍이 軍의 문제를 군내부에서만 해결하려 했던 종전의 관례를
벗어나, 전후방의 말단 계급인 이등병에서부터 대장에 이르기까지 군 내부의 전계층과
함께 군관련 사회 인사들과 언론인, 장병들의 부모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격의없이
함께 문제를 진단하고 상호의견을 교환했다는 점은 아주 신선하고 특기할 만한 일이었다.
도일규 육군 참모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우리 육군은 과거를 겸허히 반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모험주의적 도발에 철저히 대비함은 물론, 다가올 21세기 통일시대에
대비하여 군의 체질개선을 추구해야 하는 이중의 임무를 띠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병영문제의 개선이 최우선적 과제’라고 밝혔다. 도 총장은 ‘그러나 군 문제를 군
자체만으로 해결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으며, 강군 육성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21세기에 대비하는 강군 육성에 사회 각계 각층을 비롯한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모두 4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각 논문이 발표된 후 2명씩의 토론자가 참여하여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발표자인 정종문 원장(한국통일 전략연구원)은 ‘국민과 함께 하는 군’이라는 제하의
논문을, 홍두승 교수(서울대)는 ‘직업군인의 삶의 질’을, 민병돈 장군(전 육사교장)은
‘하부구조 전투력 향상방안’을, 그리고 현역 대대장인 김봉기 중령은 ‘신세대
병영생활 정상화’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심포지움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박상섭
교수(서울대), 배병휴 이사(매일경제), 황규만 장군(예비역 준장), 신정현 교수(경희대),
김윤곤 논설위원(조선일보), 오관치 박사(KIDA), 송대성 박사(세종연구소), 이택호
교수(육사) 등이었다.


   육군은 이번 심포지움을 통하여 최근 몇년 동안 군 내부의
문제들이 외부로 노출되면서 국민들의 질타를 받아온 군이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한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가를 반성하면서, 자신들의 내부 문제를 솔직히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21세기 미래에 대비한 강한 군대건설을 위한 국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촉구함으로써
군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갖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本誌는 도일규 육군참모총장의 군의 변화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에
경의를 표하며 이번 심포지움에서 토의된 내용들이 단지 空論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발표 및 토의내용의 일부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우선 행사 자체를 놓고 볼 때, 이번 심포지움은 단지 ‘문제제기’의
수준을 넘어서서 문제의 원인이나 문제에 대한 대안들이 많이 제시된 비교적 결실있는
행사였다. 그러나 역시 진행과정에서 통상적인 세미나나 심포지움에서 발견되는 몇사람끼리의
‘서로 칭찬하기’ ‘자기 자랑하기’ ‘허풍떨기’ ‘비평에 눈치보기’ ‘뭉뚱그리기’의
현상들이 총장이 의도한 심포지움의 목표를 가리고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육군에서 육군이 처해 있는 문제들을 먼저 제기하여 문제의 범위를 지정해 놓고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구체적인 대안들을 구해 가는 방법을 택했더라면 문제 제기가
중언부언되지 않고 더 많은 대안들에 도달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육군 총장의 기조연설은 현재 육군이 처해 있는 모습의 정확한
설명과 함께 변화의 핵심과 그에 대한 의지와 방법이 아주 잘 표현된 연설이었다.
도일규 총장의 기조 연설문 전문을 게재한다.


   1부 세션에서 정종문 원장이 ‘국민과 함께 하는 군’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동아일보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언론인 출신이고 한국통일전략
연구원 원장으로 있는 사람이다.


   주적개념의 상실문제


   그는 발표에서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상대가 군을 더욱 강조하고
정신전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군에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가는 자명하다.
군의 강화이며 특히 정신전력의 보강이다. 우리의 군에서조차 한때나마 주적개념을
흐리는 경향이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경제적 우월주의에 대한 허황된 자만심과
좌파성향의 민족주의 그리고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신국제주의적 안보관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주적개념의 상실은 정신전력의 기초가 무너져 내림을 뜻한다. 북한군의
잠수함 침투사건에서 잘 입증되었지만 남북의 군은 동포이기 이전에 상황과 명령에
따라서는 총뿌리를 맞대야 할 적의 관계라는 엄연한 현실을 비극적이나마 받아들여야
한다. 정신전력의 기초를 다지지않고 정신전력을 배양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제가치를 부인하고 국민들의 배고픔조차 해결 못하는 우리식 사회주의로
한반도 전체를 통일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상대는 그가 누구든 유사시에는
싸워 이겨야 할 적이라는 현실을 조리있게 인식시켜야 한다’ 라고 발표했다.


   권위있는 민간 전문가들의 강의제도


   군의 주적개념의 상실문제는 이제 선언적인 문제를 넘어서서
방법론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내용적으로 는 군의 정신교육을 의미한다.
그래서 정종문 원장도 군의 정신교육의 방식을 언급하고 있다. 형식적이고 지루한
교육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인식해 왔던 문제였다.
그가 제시하고 있는 대안은 ‘피교육자 스스로가 인정하는 권위있는 민간 전문가들의
강의제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군에서도 물론 이 방식에 대해서 검토하지 않은
바 아니다. 군에서 이 방식에 대한 장단점을 먼저 제시했더라면 이 방식에 대한 더
현실적인 구체안이 모색될 수도 있었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최근 국방부는
이 문제를 의미있게 검토하고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예산규모나 최고의사결정자의 의지보다는 집행하는 사람들이 이 방식을 택하게
되는 배경과 상황을 잘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의 효과성과 생산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군을 이해하는 풍토조성


   그는 또 ‘군사적으로 불안정한 한반도의 상황에서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군사적 안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민 스스로가 군사적 안보의
주역인 군을 아끼며 지원하는 자세를 먼저 갖춰야 한다. 명예와 자존심을 손상당하고
괴로워하는 젊은 장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사기를 높여 주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불행한 역사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해 주려는 국민적인 노력이야말로
그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시켜주고 그들의 사기를 높혀주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가족을 데리고 살아가는 직업인이며 생활인이라는 사실을 그들의 편에
서서 이해해 보려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감각을 가져야 한다. 대령을 달 때까지
몇십 번을 이사하다 보면 집 장만은 고사하고 자녀교육 걱정으로 우울해지는 그들의
고통을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는 이런 구실 저런 구실로 자녀들의
특례입학이 시도되고 있지만 군에 대해서는 아직도 검토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들었다.
평생을 군에 몸담았다가 퇴역한 한 장성은 퇴역 후 들어가 살 아파트 하나 장만하는
것이 정직한 장성들의 소망이라고 실토했다. 병영과 군복 속에 가려진 보통 군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이제 국회의원, 정부관리, 정치지도자, 사회의 지도급 인사,
그리고 일반국민 모두가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에 일부 몇몇 장군들이 국민들에게 아주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진 적도 있었지만 이제 군은 정직한 직업군인들이 얼마나 어려운
여건과 상황 속에서 국가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것과 또 그들이 얼마나 검소하고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군의 자율성 존중


   ‘신문기사 한줄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군이라면 그러한 군으로부터
강군은 기대하기 어렵다. 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바람직하나 지나친 간섭은 군의
자율성을 해치고 군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병영의 민주화로 군 스스로가 거듭나려는
노력을 믿고 군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군도 형식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실제적인 증거를 보여야 한다. 사고 사건에 대한 문책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와 기준을 토대로 해야 한다. 군 지휘관들에게 무조건 책임을
지게 하는 여론의 질타를 자제해야 한다’ ‘신문기사 한줄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군’이 점도 우리 모두가 지적하고 인지하고 있는 문제점이었다. 이것은 군의 정치적인
영향, 군 지휘관의 소극적인 자세, 그리고 우리 언론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군의 공보 관계자들이 이미 이러한 문제점들을 익히 보아온 터이고
언론도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제
어느정도의 진전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아얘 육군이 먼저 군보도 관련 언론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언론과 전문가들에게 그 해결책을 요구했더라면 좀더 구체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적인 군 병영예산


    ‘군의 개방화시대에 알맞게 군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혜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군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민의 호응속에서 대안을
찾는 길을 찾아야 한다. 개방화시대에는 홍보와 로비가 악덕이 아니라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에 수해사건으로 병사들의 막사가 묻혀 많은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다시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겠지만 만전은 아니다. 예산
때문이다. 막사는 짓되 산사태나 물난리를 막을 수 있는 옹벽칠 돈은 안주는 예산
배정으로 사실상 속수무책 상태다. 그런가하면 사단장마저 예산 사용에 전혀 재량권이
없는 예산제도로 인해 자구책 마련에도 한계가 있다.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노출된 허술한 무방비상태에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지만 휴전선을 지키는 동해안의
철망 연간 보수비가 60Km에 70만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별로 없다. 일선의
한 지휘관은 낡은 휴전선 철책이 넘어질까 걱정했다. 그럼에도 군은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실정을 알려야 한다. 아직도 막사의 연탄가스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장비가 얼마나 노후하고 열악한가를 알려야 한다. 국민도 알 것은
알아야 그 힘으로 관료적으로 비현실적인 예산당국의 탁상 행정을 고칠 수 있다’


   오전 세션의 두번째 발표자는 홍두승 교수였다. 그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군과 관련된 책들도 많이 냈고 글도 많이 쓰고, 또 군관련 각종
세미나에 단골학자로 초대되는 사람이다. 사회를 맡았던 이동희 장군이 그의 특유한
화법으로 홍두승 교수에 대해 장황한 소개를 하였다. 그는 문제제기의 차원을 넘어서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보려는 의지가 강해 보였다. 그 자신이 어린시절 직업군인의
자제로서 이동이 잦은 군인가족들의 특수한 생활환경을 스스로 겪었던 사람이기에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군자녀 특례입학과 학비지원


   그는 발표에서 ‘가족생활과 관련된 군의 특수성으로 빈번한
지역적 이동과 격오지 근무를 꼽을 수 있다. 이들 두 요소는 바로 자녀들의 교육문제와
직결되고 있다. 군인의 이동은 가족의 이동을 수반하고 있어 잦은 전학 등으로 군자녀들의
학교생활에의 적응문제가 자주 대두되고 있고 또한 교육환경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직업군인들의 이사횟수는 평균 7.7회로 추산되고 있으며 계급이 높을수록 더 많아
중·대령급은 평균 12회 내외로 나타나고 있다. 농·어촌 학생 대학 특례입학제도에
군인자녀가 포함되도록 한다든가 군자녀 기숙사를 건립함으로써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농어촌 학생 대학 특례입학제도를 보면 1996 학년도부터 군인자녀가
포함되도록 교육부와 국방부간에 협의가 이루어졌다. 당초에는 특례입학대상을 농·어민의
자녀로 국한하였으나 그 대상자를 부모의 직업과 관계없이 읍·면 소재 고등학교
3년과정 이수자로 고교 3년 재학기간 중 부모와 함께 그 지역에 거주한 사람이면
모두 해당된다. 이 제도는 1997 학년도의 경우 134개 일반대학의 90.3%인 121개 대학,
11개 교육대학 중 4개 대학, 17개 개방대학 중 15개 대학 등 총 284개 대학(전문대학
포함)에서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1996 학년도의 실적은 미비하여 대입 군자녀 수험생
중 특례입학대상자는 모두 433명으로 이중 47명이 응시하여 32명이 합격한 정도이다.
자녀 학비지원에 있어서는 국내.외 대학에 재학중인 자녀가 있는 경우 2자녀까지
국내대학은 실등록금액을 국외대학은 연간 5,000불 이내에서 학자금을 대부해 주고
있다.


   또한 1997년도에는 대학생 자녀 9,000명이 대부지원 혜택을
받게 되었다. 군자녀 기숙사는 1993년부터 추진한 결과 1996년 현재 9개 도시에 11개동
1,522명분을 확보하고 있다. 국방부는 중.고등학생에게 지급하는 학비 보조수당을
향후 대학생 자녀에게도 확대 지급하고 군자녀 기숙사는 1999년까지 전국 9개 주요
도시에서 총 2,098명을 수용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고 밝혔다.


   통합모형과 분리모형의 제시


   그는 결론에서 직업군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모형(Integration Model)과 분리모형(Segregation Model)을 제시하고 있다. ‘통합모형이란
군을 민간사회와 밀착시키면서 가능한 방안을 민간사회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에 분리모형은 군을 민간사회와 일정 거리를 두면서 군공통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각각의 모형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군인과 군인가족을 위한 타운을 건설하는
것은 분리모형의 전형이다. 현재 우리 군은 대체로 분리모형을 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리모형을 추구할 경우 최소한 군의 시설과 여건이 민간의 평균수준을
상회하여야만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고 본다. 군의 독자적 시설이 민간의 평균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군의 복지시설은 열악한 시설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 의료서비스를
민간의료시설과 의료인력으로 하여금 상당부분 담당케 한다든가 민간이 분양한 아파트
등을 군이 매입하여 직업군인들에게 관사로 제공하는 것 등은 통합모형을 추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군만을 위한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은 때로 경제성과
효율성 면에서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민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민간의 시설을 적절히
이용하도록 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또한 통합모형을 추구할 경우
군이 민간사회와 보다 밀착되면서 상호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군대도 이질적이지
않은 하나의 직업집단으로 정착될 수 있다. 군시설이 앞서고 있는 격오지의 경우
민간인이 함께 이용토록 함으로써 민군간의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군은 민간조직이 운용하고 있는 제도를 과감히 도입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포지움은 육군 총장과 참석자 전원이 오전 오후 세션
내내 한사람의 이동도 없이 모두 함께 끝까지 경청하고 참여했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그것은 심포지움이 단지 전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과 육군이나
육군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육군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무엇인가
대안을 찾아보자는 의지가 강했던 것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軍은 죽고 죽이는 치열한 戰鬪組織


   오후 세션에서 민 병돈 장군은 군의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그 문제점들을 시정하기 위한 지휘관들의 자세를 지적하고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군이라는 조직은 ‘내우외환에 대비하는 국가의 마지막 수단으로서 최악의 상황에서는
전쟁을 수행할 것을, 즉 죽이고 죽는 치열한 전투를 수행할 것을 전제로 국가가 양성하고
유지하는 조직체’임을 톤을 높여 설명하고 강조했다. 그것은 우리 군 하부구조의
전력의 문제점에 대한 핵심을 찌른 것이고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사고방지
안전지향주의 풍토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민장군은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 문명의 이기와 풍요를 누리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약하고 자기희생을 기피하며
합리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교육을 많이 받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은 전장의 불확실성과 공포 그리고 고통스러운 극한상황을 견녀내며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싸우려 하지 않는다. 한국전쟁 당시와 그후의 1950-70년대의 우리
국민과 군대, 그리고 지금의 이른바 3D 업종기피 풍조속의 우리 국민과 군대를 단순
비교해 보아도 이를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지금 우리 군에 징집되어
들어오는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크게 다른 신세대 또는 X-세대로 불리우는 젊은
사람들이고 그들과 직접 접촉하며 그들을 지휘.통솔하는 지휘자들 또한 신세대 젊은이들이다’
라고 현상황을 분석하고 통솔환경과 통솔의 주체인 지휘자와 그 객체인 부하들 주변의
달라진 환경들을 구분해서 설명했다.


   적에 대한 적개심 고취


   하부구조 무형전투력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민 장군은 ‘전의가
있어야 싸운다. 지휘관은 평소부터 교육을 통하여 적군은 불의의 편에, 아군은 정의의
편에 서 있으며 아군은 적의 불의.불법적 침략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방위하는 성스러운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부하들에게 인식시켜야 하고 나아가 적을 악의 무리로 몰아
적개심을 고취하고 이 싸움에 이겨야만 우리 모두가 살아 남을 수 있음을 깊이 인식시켜야
한다. 서로 알지도 못하며 전에 한번 만나본 적도 없고 개인적 원한도 없는 처지에
그들을 죽이라는 명령으로 부하들이 죽이고 죽는 싸움을 하도록 하려면 부하들이
적개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탈냉전시대에 나타난 여러 현상들 그리고 지난 10년간
우리 정부의 북방정책과 대북정책의 수행과정에서 보여준 일부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들로
인하여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북한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가지고 전의를 불태우게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부분에서 무형전투력의 조성(창출)과
전투력 발휘의 측면에서 나타난 어려운 점(문제점)들은 그 원인이 사람에 있다고
설명하고 그 하나는 말단의 상당수 지휘관.지휘자들의 능력과 의욕부족이고 다른
하나는 상급 지휘관들이 말단 지휘관.지휘자들로 하여금 정상적이고 활발한 지휘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오히려 그들에게 무거운 지휘하중과 장애를
더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러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여덟가지의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했다.


   민장군의 여덟가지 제안


   1. 분대장 및 포반장(105㎜ 야포)직에 장기복무 하사(직업군인)를
보직하여 분대장(포반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장기복무 하사관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軍人들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해 주고 하사관 봉급을 크게 인상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先行조치 없이
지금의 세태에서 능력있는 젊은이가 장기복무 하사관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자주포병의 정비하사관과 포반장 그리고 기갑 및 기계화부대
정비하사관과 전차 승무원들 중 조종수 및 포수는 장기복무 하사관으로 보직되어야
한다. 정비기술 습득에 비교적 오랜 시일을 요하고 자주포 및 전차의 수명과 전투력은
바로 이들의 능력에 비례하기 때문이다(현재 자주포병 정비하사관과 자주포반장은
일반하사이며 전차의 포수, 조종수, 탄약수는 兵이고 정비하사관은 단기복무 하사관임).


   3. 소대장직에 장기복무 장교의 수를 더 늘리고 전원 장교로
보직해야 한다. 즉 현재 중대의 소대장의 1/2 이상이 단기복무 장교이고 1명이 하사관으로
보직되어 있는 것을 역으로 장기복무 장교가 1/2 이상이 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장기복무 장교 획득에 더욱 노력해야 하고 유능한 하사관들의 장교 진출의
기회를 늘려줘야 한다.


   4. 中隊長職은 전원 장기복무 장교로 보직하고 장기복무 대위가
부족하면 장기복무 중위를 보직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대장은 軍을 평생의 직장으로
생각하고 직업적 근성이 있는 장교가 사명감과 의욕을 가지고 그 직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5. 동원사단 예하부대 기간요원의 합리적 증원 및 장기복무자
보직으로 긴급동원시 그 기능발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6. 하급지휘관의 지휘 저해요인을 제거하기 위하여 지난날
하달된 잘못된 지시와 잘못된 관행들을 시급히 시정해야 한다. 예컨대,


   가. 사건·사고의 예방에만 급급하여 사고발생 부대의 지휘관을
지나치게 상향 문책한다. 구타사건으로 사망자 발생시 지휘계통을 거슬러 올라가
泣斬馬謖(읍참마속)에 비유하며 大隊長을 해임한다는 것이다.


   나. 육군에서 이른바 兵主主義에 대한 오해로 지나치게 兵들의
권익보호에 치중하여 兵들이 이를 악용하고 지휘관(자)의 지휘권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또한 과보호속의 兵들은 전투원으로서는 부적합하다.


   다. 부대실정을 외면한 무리한 지시는 결국 예하 지휘관들이
본의 아니게 상부를 속이게 되는 심적인 부담(양심의 갈등)을 줄뿐 효과는 부정적이다.
예컨대 부대교육, 훈련에 전원(100%) 참가 지시는 실효성이 없다. 경계도 해야 하고
작업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100%의 인원이 참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또 93년도 연천 포사격장 사고(예비군 20명 사망) 이후의 지휘관
현장지도 강화지시도 마찬가지다. 그 지시에 따르면 공용화기 사격시는 대대장이,
박격포 사격시는 연대장이, 야포 사격시는 사단장이 현장지도를 하도록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 전원 전투요원과 훈련은 듣기에 따라서는 그럴 듯 하지만
실은 잘못된 지시이다. 예컨대 탄약대대의 탄약수불을 담당하는 탄약병, 전차의 포수,
대인 레이다 및 대포병 레이다병 등은 그 일을 하는 능력이 그가 소총병으로서 분대공격
능력을 기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물론 이들도 이미 훈련소에서 병 공통과목을
훈련받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시간이 허용하는 한 주특기 훈련에 치중하여
자기의 기본기능을 잘 발휘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러한 특기병들에게 “전원전투요원화”라
하여 보병훈련을 시키는 것은 과업의 경중과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것이다.


   7. 상급 지휘관의 과다한 지시 및 간섭을 자제해야 한다. 고급지휘관들이
상부나 외부의 눈치를 보거나 예하 부대의 사건·사고발생에 지나치게 민감하여 잔소리
수준의 지시 및 강조사항을 남발하고 또 그 지시에 그 밑의 여러 중간 지휘관들의
지시가 추가되어 말단 지휘관들에게 눈사태처럼 지시가 쏟아져 내려 감당하기 어려운
지휘하중을 부과하는 잘못은 시정되어야 한다. 말단 지휘관들도 그들 자체의 연간
부대운용계획(사업계획)을 가지고 있으니 그들도 그들의 구상에 따라 부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 전투할 때는 결국 그들의 생각에 따라 싸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상급 지휘관들의 지시가 그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지나치게 많으면
그들에게서 “의욕상실과 직무포기”라는 위험한 현상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8. 정부시책에 적극 협조하여 물자 및 예산을 절약하는 것은
가상한 일이지만 꼭 필요한 훈련에까지 지장을 주거나 장병의 土氣가 저하될 정도의
불합리한 예산 삭감은 없어야 한다.


   끝으로 ‘신세대 병영생활 정상화’를 주제로 발표한 김봉기
중령은 현역 대대장으로 군 스스로가 병영생활에 안고 있는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있으며 그 대안도 군 스스로가 가장 정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신세대 병사들


   그는 병영생활의 물질적 측면을 언급하며 ‘군인에게 있어
전투복은 제복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전투수행을 위해서도, 또한 목숨을 거두었을
때는 수의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신세대 병사들은 실용성의 측면보다는 멋의 관점에서 입는 문제를 사고한다. 그래서,
자기 돈을 들여서라도 멋을 내려고 하며, 외출이나 외박시에는 거의 모든 병사가
사회 군장점을 찾아 자기 기호에 맞는 장구류를 구입하거나 보수하고 있는 형편이다.
예를 들어, 거의 대부분의 병사들이 사제 전투모를 모양이 잘 난다는 이유로 구입해
착용하고 있으며, 전투화 끈, 축구화, 양말, 귀마개, 가죽장갑 등을 구입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물질적으로 풍부한 생활에 익숙해 온 터라, 개인비품을 절약해서
쓰지 않는 헤픈 성향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병사들이 현재
군보급품을 사회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뒤처져 있다고 느낀다면, 그들의 요구도
반영되어야 한다. 물론, 멋진 전투복을 입었다고 전투를 잘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멋진 전투복을 입었다고 해서 전투를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신세대 병사들은 전쟁영화를 통해 멋있는 전투복을 입은 군인이 전투를 잘하고
있다는 점에 익숙해져 있다. 병사들의 요구가 다소 과장되었을 수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인 보급품에서부터 군에 대한 신뢰나 군인으로서의 신분에 좋지 않은 의식을
갖도록 해서는 안되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부구조 튼튼화 작업


   그는 결론에서 ‘이제 우리 군도 21세기를 대비하면서 낡은
틀을 과감히 부수고, 새로운 판짜기를 시작해야 할 시점에 이미 와 있다. 변화를
능동적으로 선도해가지 못하면 뒤처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해
줄 비젼이 요구되고 있으며 그 비젼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채워 나아가야 할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하겠다. 그 임무중에서 병영생활 정상화의 기본 축은 단순히
신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는 소극적 관점이 아니라, 그들이 국가방위를 책임질
수 있는 강인한 군인으로 육성될 수 있게끔 현실 여건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하부구조
튼튼화 작업이다. 그리고, 이 작업의 일차적인 출발점이자 몫은 우리 군에 있다.
신세대들의 욕구 수준이 고급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기본욕구와 관련된 의식주
문제는 그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전향적인 사고로 지속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며, 사고예방
차원에 중점이 두어져 있는 부대관리도 실전감있는 강한 교육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과 제도를 바꾸어 나아가야 한다. 또한 미래의 군을 짊어지고 나아갈 인재획득과
육성을 위한 제도적 차원의 삶의 질 향상책이 마련됨은 물론, 미래 첨단장비 운용과
전장환경에 대비할 수 있는 전문인력 육성 차원의 간부교육 강화, 하사관제도 등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대군의식의 혁명적 변화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우리 군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강한 군대는 국민의 신뢰와 지원 속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지원의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은 군에 대한 국민의식의 혁명적 변화라고 생각한다. 일차적으로
군에 보내면 모든 자식이 소위 말하는 ‘사람이 되어서’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는
불식되어야 한다. 가정교육을 잘 시켜 훌륭하게 키운 자식에게 국가를 위해 봉사하도록
군에 보낸다는 의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따라서 부모들이 통제하지 못하고 책임지지
못하는 자식을 군이 알아서 교육시켜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부모로서의 책임회피라는
생각이 국민의식 저변에 확산되어야 한다. 군이 맡고 있는 역할이 신성한 것이라면,
능력있고 우수한 자질을 갖춘 인재들이 우리 병사들을 훌륭히 단련시켜 국가를 방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또 지원해 주어야 한다. 군은 국민의 군대이기 때문이다’ 라고
발표했다.


   육군의 변화 좀더 속도를 ..


   陸軍 총장이 이런 심포지움을 통해 군이 처하고 있는 문제를
필요한 만큼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발상에 대하여 심포지움에 참석한 현역이나 예비역이나 군관련 모든 인사들이
격찬하였다. 참석자 모두들 심포지움에서 제기된 문제진단 및 토의결과가 향후 육군
정책에 적극 반영되어 심포지움이 단지 문제 제기차원이나 성토대회 혹은 그저 전시적인
모임으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다. 또 육군이 자신의 내부 문제를
언론과 국민에 공개하고 국민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 변화된 자세에 대하여
언론이나 국민들도 적극 호응하고 동참해 줄 것이 기대된다고 하겠다. 그런데 육군
총장이 직접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또 행사의 내용이나 모양 자체가
획기적인 기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여론의 반응이 육군이 기대한 것만큼 못미친
점에 대해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만약 이런 행사가 1년이나 2년 앞서
기획된 것이었다면 이런 종류의 행사는 당연히 언론의 아주 중요한 기사 소재감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변화는 과거의 수준에 비해
벌써 한발 앞서 가고 있기 때문에 이번 행사가 언론에 중요시 취급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언론에서는 조선일보가 4월 11일자 29면에, 국민일보가 4월 10일자 5면에
1단 2단 정도의 박스기사로 그리고 중앙일보가 고정코너에 일부 취급하는 정도였다)


   심포지움이 종전의 세미나와 다르게 육군총장의 강한 의지와
실천력을 갖고 있고 또 그 방식도 보다 획기적인 형태이었음이 언론에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병영의 문제가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고 또 그것이
많은 예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병영 내부의 문제, 또는 내무생활의
부조리와 같은 문제들은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않는 한, 국민들에게는 이미 자주 거론된
그저 식상한 문제들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또 그 얘기’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기자들이나 논설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이번 심포지움이 단지 군 내부의 변화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기에 그 점에 대한 분석이
더욱 요망된다고 하겠다.


   특히 육군의 복지문제와 관련해서는 결국 數와 量을 줄이고
質을 높여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실질적인 의견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행사가
자칫 국민들의 추상적이고 감정적인 동정이나 호응에서 끝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이다. 군이 만일 국민과 언론에 군의 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 군의 문제를
국민과 함께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면 좀더 노골적이고 좀더 구체적이고
좀더 템포를 빨리 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군의 병영생활 개선이나
복지수준의 향상과 같은 문제는 예산문제와 연결되고 국민적 공감대가 간절히 요망되는
사안이긴 하지만 그것도 내부적인 효율성에 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국민적 성원이
가속화 될 수 있을 것임은 물론이고 실제에 있어서는 적절한 예산규모를 제기하고
협상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지 국민과 언론과 예산당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성원하여 강한 예산군대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상무정신은 물론 일상에 있어서의 국민들의 대군협조가 긴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민이 군의 일상속으로 들어가고 군이 국민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와 저절로 군의 문제가 국민의 문제가 되고 국민의 문제가 바로 군의
문제가 될 때 우리 군은 진정한 의미의 국민의 군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