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는 안보교육의 심화
학습장입니다.”


대담 정리·盧 熙 相 (本誌 主幹)


   ♧ 우리나라 안보 관광의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잡은 <통일전망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마차진리, 우리 국토의 최북단에 자리 잡은 그곳은 매년 1백
50만명 이상의 국민이 찾아와 북한을 바라보고 가슴 아파하다가 새로운 삶의 각오를
다지고 가도록 도와주는 산 교육장이다. <통일전망대>의 역할에 대한 칭찬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 지난 3월 3일에 새로 부임한 洪潤澤 사장(예 준장,육사
20기)을 만나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노희상 : 바쁘신데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육사(20기)를 나온신 후 젊음을 송두리째 국군 장병의 정신전력 강화에 바쳐온 분이신데,
이제는 국민 안보교육의 최전선에 보직을 받으셨으니 감회가 새로우시리라 생각합니다.
부임하신지 얼마 안되신 줄로 압니다만, 어떻습니까.


   ■홍윤택 : 네, 반갑습니다. 지난 3월 3일에 부임했으니 이제
한달 남짓 됐습니다. 막상 부임하고 보니 모든 것이 생소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마 오랫 동안 이런 분야에 근무한 때문이겠지요. <통일전망대>가
금년으로 벌써 창설 10년이 되었더군요.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많은 분들의
노고가 이곳에 녹아 흐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네 번째 사장으로
부임했는데, 선배 사장님들이 많은 업적을 이루어 놓으셔서 그 바탕 위에 새롭게
변신하고자 합니다. 즉 시대가 변하였고, 남북관계와 국민의 안보의식도 많이 변하고
있는만큼 그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관광 명소로서의 기능을 해낼 수 있도록,
또한 고차원의 국민 안보 교육현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13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열심히 해나가고 있으므로 금년에는
우리 회사 발전의 제 2기로 접어들어 도약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섭니다.


   ■노희상 : <통일전망대>가 군부대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회사라는 점은 아마 국민들 중에도 모르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언제,
어떤 취지에서 설립되었는지요.


   ■홍윤택 : 그러니까 1984년에 군에서 <통일전망대>를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80년대 초반이니까 안보적인 관점에서 매우 요긴하게 쓰일
장소였지요. 그러나 이곳만으로는 국민의 안보 교육 수요를 충족시킬 수가 없어서
전 휴전선을 연하여 유망한 지역에서 안보 관광 사업을 확대 시행하게 되었지요.
그러니까 그것이 1987년이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고성군으로부터는 교육업무를 넘겨받고,
동부그룹으로부터는 휴게소 운영권을 인수하여 <통일관광주식회사>로 발족하였습니다.
그후에 89년부터는 <평화의 댐>과 <애기봉> 출입업무를 인수하여 운영해왔지만,
거리가 너무 멀고 통제가 어려워서 94년 말로 <평화의 댐 사업소>를 폐쇄하였고,
금년 4월1일부로 <애기봉 사업소>는 중앙고속회사로 이관하여 현재는 고성지역
통일전망대와 휴게소만을 집중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보관광이라는 말이 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적과 근거리에서 마주하고 있는 지역이고, 국민적인
안보교육 현장으로 개발함으로써 국민의 여가 선용을 겸한 안보 계도 및 통일 의지
고양 등 국가적인 목표를 달성하여 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재원 확보를 위하여
관광사업을 경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국민의 성숙한 안보의지를 관광산업의
탑으로 일층 발전시킨 셈이지요.


   ■노희상 : 지금 회사의 시설과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홍윤택 : 크게 나누어서 전망대 지역과 안보공원 지역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지역에는 기본 시설인 전망대 시설과 기본 브리핑실,
북한의 실상을 이해시키는 북한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북한관에는 약 1천
5백 여점의 물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또 1천 명까지 수용 가능한 220평 규모의
대형교육관을 시설하여 유리벽을 설치하여 전천후로 전방 관측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안보 공원지역은 6백석 규모의 강당에서 안보교육을 실시하고,
1천 8백평 구모의 휴게소와 1천 460평의 대규모 주차장을 마련하여 항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노희상 : 와서 보니 말로만 듣던 것과는 달리 그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회사가 지난 10년간 이룩한 업적을 자랑해 주시죠.


   ■홍윤택 : 지난 87년에 <통일관광주식회사>가 창설된
후 지금까지 연간 약 1백 50만 명 정도가 통일전망대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개장이래
총 1천 7백 5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그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와 분단의
현장에서 남북 대치의 실상을 피부에 와 닿도록 이해하게 되고, 이러한 분단의 비애와
아름다운 금수강산 조국 산하에 대한 찬탄의 느낌에서 우러나는 조국애가 서로 얽혀진
새로운 애국심을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 통일전망대의 크나큰 업적이라 자부하고
있습니다.


   ■노희상 : 현장에서 본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홍윤택 :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의 기초는 각급 학교교육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또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생활해오는 과정 중에 이미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무엇이 안보의식인가를 평소에는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오다가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분단의 현실을 현지에서 목격함으로써 심화된다는
데에 통일전망대의 중요한 역할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노희상 : 오늘날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 김정일이 병영국가적인
스타일로 북한을 이끌어가려고 시도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낍니다만, 홍 사장님께서는 현재 우리의 안보
정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홍윤택 : 북한이라는 명확한 적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안보의식의 요체는 지피지기(知彼知己)의 개념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압니다. 즉
북한의 실상을 명확히 이해하고, 우리의 민주주의 우월성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적의 허상을 아무리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해도 우리 체제의
우월성에 회의를 갖는다면 안보의식의 기초는 무너지게 됩니다. 민주주의의 우월성은
시민 그리고 국민의 합리성에 기초를 두고, 각자 떠맡고 있는 사회적 국가적 직분에
충실히 부응하여 국민적인 통합을 이루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국가적 사회적
현실에서 볼 때 위정자들의 파당주의, 국민의 개인주의, 집권층의 부정부패상 등은
우리의 우월성에 회의를 갖게 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크게 부각되고 있는 ‘한보사태’
등은 지도층의 부정이 국민의식에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집권층과 지도층의 대오각성이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의 안보정세는
혼미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집권층은 하루 빨리 사심을 버리고 안보의
중심 축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을 정화시키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안보의 적은 나 자신의 안에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노희상 : 아주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안보는 군인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것이라는 말은 많이들 합니다만, 지도층의 의식 전환이
곧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말씀은 참으로 귀한 지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남북한 간에 교류가 이루어져야 통일의 길이 가까워질 수 있다는 극히 상식적인 관점에서
사장님이 보시기에는 언제쯤, 어떤 방향으로 교류가 본격화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홍윤택 : 아주 미묘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대만과
중국은 정경분리 원칙에 의거해서 상호 통상이 이루어짐에 따라 상당한 교류 진전이
있어 왔지만, 남북관계에서도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의 교류이던 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KEDO 사업의 추진에 따라 미국으로부터의 유류 제공, 한국으로부터의 식량 공급 등이
북한군의 군사용으로 비축이 되고 있다는 사실 등으로 북한에 대한 원조에 제동이
걸리고 있으나 북한도 이미 4자회담에 참가 통보를 해왔고, 식량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는 보다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여 정치적 교류에 연연하지
말고 경제적 교류를 발전시킴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꾀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적 교류가
순탄하게 이루어 진다해도 급격한 변화가 그에 뒤따르리라는 가능성을 쉽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국가적 에너지의 과도한 낭비를 막고 우리의 국력을 꾸준히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선 경제교류가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정치인의 정치능력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노희상 : 그렇습니다. 통일을 운위하면서 교류를 막는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이라 아니 할 수 없겠지요. 대만과 중국의 양안 관계의 진척을 봐도
정경분리 정책의 효과적인 집행이 상대방의 문호 개방을 유도하는 유효한 방법이었음이
입증되었잖습니까. 통일의 길목에 위치한 이곳 <통일전망대>의 앞으로의 기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혹시 무슨 발전적인 대안이라도 구상하신게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요.


   ■홍윤택 : <통일전망대>는 북한의 원산으로부터 11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강릉보다도 원산이 가까운 거리입니다. 따라서 남북한 간의 긴장이
완화되고 우리 정부가 제안하고 있는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의 공동 개발 사업이
현실화된다면 남북한 간에 직접 왕래는 이루어지지 못하더라도 개발 지역을 매개로
한 간접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 질 것이므로 동해안 지역에서의 간접적 남북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중요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어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 전망대의 기능이 바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노희상 : 회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체의 힘만으로는
여러 가지 어려운 것이 이 지역의 특징이라고 보아집니다. 지역사회나 행정 당국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실런지요.


   ■홍윤택 : 아주 중요한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통일전망대는
전망대 자체의 청사진도 중요합니다만, 강원도 지역내 전선 지역의 땅굴, 평화의
댐 등 비슷한 성격을 가진 안보 관련 지역과 연관된 통일된 안보관광 지역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는 정부 차원의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노희상 :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나 앞으로 찾아올 국민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홍윤택 : 우리 국민은 북쪽 마을을 향하여 무언가 크게 소리쳐
외쳐보고 싶은 충동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일종의 한(恨)이라 할까요.
그것은 북한에 대한 원망의 소리일 수도 있겠고, 통일에 대한 끝없는 소망의 기도일
수도 있을 겁니다. 오늘날 우리 생활이 조금 윤택해졌다고 해서 잃어버린 땅, 빼앗긴
동족의 한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런 면에서 민족 분단의 최북단 전선인 통일전망대에
직접 와서 6,25 전쟁시 고귀한 희생을 치룬 전몰 장병에게 묵념이라도 올리고, 국가
민족을 위하여 남북통일을 위하여, 각자가 해야 할 일을 되새겨보는 기회로 삼기를
당부합니다.


   ■노희상 : 말씀을 듣고보니 우리가 너무 안보를 관념적인
것으로만, 아니면 당위적인 것으로만 여겨온 것 같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끝으로,
앞으로 안보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견해가 있으시면 말씀 해주십시오.


   ■홍윤택 : ‘안보교육’이라는 말을 제기할 때 그 교육 대상을
나 아닌 남을 상정하는 것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그러나 안보교육의 시급한
대상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늘날 이 나라를
오도하고 있는 부류가 누구인가를 질문해보면 답은 바로 얻어질 수가 있습니다. 국민을
교육대상으로 삼고, 자신은 교육의 주체라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교만한 생각인가를
우리는 현 집권층의 행태에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안보교육을 강조하던 사람들이
정권만 바뀌면 감옥으로 끌려가는 최근의 우리 정치 역사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들의 행태가 정치 불신을 심화시켰고, 이런 행태는 국민의 안보의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한마디로 지도층은 내재된 안보상의 암적 존재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참으로 훌륭한 품성과 소질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국민에게 요구하기 이전에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그 자체가
효율적인 안보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계도하라’ ‘그리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라’ 이것만큼 바람직한 안보 교육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희상 : 오래 동안 고귀한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 국민들이 큰 기대를 해도 되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