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법제화 작업과 국방개혁안에 대해 예비역 장성들이 공개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춘택 전 공군참모총장과 이남신 전 합참의장, 송영근 전
기무사령관, 최기출 전 해군참모차장 등 예비역 장성들은 '21세기군사연구소'(소장 김진욱) 주최로 이달 2일 공군회관에서
열린 `국방개혁 법제화' 관련 세미나에서 여러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주장을 펼치면서 국방개혁 법제화가 자칫 '국방의 정치화'로 변질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예비역 장성들이 벌인 열띤 토론내용을 현안별로
정리했다.
◇ 국방개혁 법제화 = 1990년초 군개혁 청사진인 '818계획'
입안 때 참여했다는 이석복 예비역 육군소장은 "818계획 입안
당시 1년간 각 군의 의견을 수렴해 안을 만들어놓고 또 1년간 공청회와 의견수렴, 국민설득 등의 과정을 거쳤다"면서 "1개월 가량의
짧은 기간에 중대한 문제를 법제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권해조
예비역 육군준장은 국방개혁 법제화가 "우리의 국방력 정비수준이
단지 자위능력을 벗어나 응징보복 능력까지 고려한 것인지, 통일 이전까지 잠정적인 수준에서 계획된 것인지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호 예비역 해병대령은 "법제화로 인해 자칫 국방 의사결정과정이 정치적
가치판단으로 잘못 호도되거나 군정.군령 일원화라는 헌법의 기본정신이 정치적 외압에 의해 훼손돼 (군정.군령이) 이원화로 갈 수 있는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 병력감축 = 이남신 전 합참의장은 현행
68만여명의 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는데 있어 "장기적으로 2015년을 목표로 한다면 2015년도까지 우리 안보상황은 어떻게 되고
우리 경제는 얼마나 성장될 것인지, 국방비는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해.공군 장교 비율을 늘리려면 배가 많이 있어야 하고
항공기도 많이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출 전
해군참모차장은 "지상군을 줄일 경우 (육군)중령과 소령들은 장군 줄이고 대령 줄이면 우리가 갈 곳이 어디 있느냐는 거부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국방문민화 = 박춘택 전 공군참모총장은 "국방부본부
인력을 2008년까지 70%까지 민간인으로 교체한다는데 그 때까지 국방업무에 전문화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때"라며
"각 직급별로 맞는 인력을 확보하려면 교육과 투자가 전제돼야 하고 경우에 따라 목표연도가 조정돼야 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출 전 해군참모차장은 "현재 25% 수준인 민간인 비율을 당장
70%로 올리지 말고 50%로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미국은 1947년 국가안보법에 이어
1953년과 1958년 국방재조직법, 1986년 10월 골드워터 니콜스 법까지 네 번을 고쳤다"고 외국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 3군 균형비율 = 송영근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육.해.공군 비율을
2대1대1 또는 3대1대1로 하자는 안이 제시되고 있다면서 "비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참 편제를 놓고 육.해.공군 각 군에
전문화된 자리와 육.해.공군 아무나 들어와 할 수 있는 자리 등으로 구분해 융통성 있게 운영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예비역 육군소장)도 "육.해.공군을 몇 대 몇 대 몇이라고 하는 것보다
우리의 전략환경과 자원, 국가 기술의 발전방향 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법제화보다는 합참에서 순수한 군사적.작전적 통수권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상 예비역 공군준장은 육.해.공군 비율을 2대1대1, 3대1대1로 하자는 것이
어떻게 균형인지 모르겠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해.공군 비율도 각각 23%~25% 수준인데 우리는 해.공군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배찬호 예비역 해군소장은 "각 군의 비율을 2대1대1 또는 1대1대1로 하자는 등의
논쟁은 무의미하다. 새롭게 닥칠 안보환경변화에 따라 우리 군의 역할과 임무를 재정립하고 그에 따라 군구조, 조직, 배치를 조정해
나가면 각 군간 인력 비율은 자연스럽게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군개혁
주체 = 권재상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개혁의 주체와 객체가 국방부냐 합참이냐에 따라 개혁작업의 관점이 달라진다. 과거 개혁작업의
과정이나 오늘의 상황에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라며 "818계획 입안 당시와 지금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으며 이해상관 기관들이 개혁을 스스로 할 수 없다는 것이 그간의 교훈"이라고 비판했다.
송영근 전 기무사령관은 "법제화의 출발점이 어디냐. 대통령이 프랑스에 가서
프랑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을 만나 법제화한 얘기를 듣고 거기서 아이디어를 내서 탑 다운(하향지시)돼 추진되고 있는 사안으로 알고
있다"며 "즉, 군의 필요성에 의해서, 군이 스스로 요구해서 올라간 사안이 아닌 것이다"고
지적했다.
threek@yna.co.kr
(끝)
예비역 장성들 '국방개혁 내실화' 한목소리
연합뉴스
2005년 09월 08일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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