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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통권 로드맵 협의시 전제조건 - 조성태 전 장관 인터뷰
  2006-09-11 12:16:20, 조회 : 18,490, 추천 : 2270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로드맵 협의시 전제조건을 달아라


박계향 (winwinhappy@hanmir.com)


평택 주한미군 시설계획이 일부 보류되고 국내에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사이에 미군은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작통권)을 이양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미간에 작통권 이양을 위한 로드맵의 청사진이 나올 때까지 평택 미군기지 시설계획 중 일부는 당연히 보류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작통권의 이양 과정에서 결정사항에 따라 이중의 비용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노무현 정부가 섣부르게 작통권 인수의지를 밝혔으나 이번 정부는 넘기고 다음 정부에서 다시 결정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궁여지책으로 내고 있다. 그러나 미군은 그런 한국측 책임회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이양 시기를 앞당기자는 제안을 함으로써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다음 정부로 작통권 이양 문제를 넘길 수 없다는 뜻이다.
이번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작통권 이양시기와 신설되는 전·평시 협조본부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미군기지 이전계획의 로드맵이 나올 것이다. 미군의 재배치계획에 의해서 이뤄지는 주한미군의 이전계획의 의미를 돌이켜본다면 우리의 작통권 인수는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다고 봐야한다. 물론 시기가 문제이지만 과거와 같이 언젠가 이뤄질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중대 사안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예비역 장성들과 재향군인회 회원 그리고 정치인들이 거리로 나와 함성만 쏟아낼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해야 국익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작통권을 정치적 안주감(?)으로 삼는 것을 자제하고 작통권 이양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해 나가도록 관계자들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본지는 이런 취지에서 작통권의 개념적 논리와 함께 작통권 인수에 따른 고려사항들을 조성태 전 국방부장관(현 국회의원)과 김진욱 본지 발행인에게서 공동으로 들어보았다.


박계향 : 작통권 문제로 혼란스럽다.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

조성태 : 전시 작전통제권은 전쟁 발발시에 국가방위를 위해 어느 전력을 어느 작전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작전을 지휘하는 군사작전 통제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그 권한을 한미연합사령관이 행사해왔다. 그 뜻은 전시는 물론이고 전쟁발발전 데프콘-3부터는 한국군과 주한미군 그리고 한미연합사 전체를 지휘하는 작전통제권을 한미연합사령관이 갖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시 작전통제권이 환수되면 한국군에 대한 전평시 작전통제권은 한국군 작전 최고책임자인 한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하게 된다, 이 경우 주한미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고 연합사 작전계획5027, 또한 폐기될 것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김진욱 :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군대를 양성하고 무기체계를 갖추고 하는데, 우리가 통상 징병, 양병, 용병 이렇게 3가지를 얘기한다. 징병이라고 하는 것은 병력을 어떻게 모으고 무기체계를 어떻게 갖추느냐 하는 것이고 양병이라고 하는 것은 군대를 어떻게 훈련하고 무기체계를 숙달시키느냐 하는 것이고 용병이라고 하는 것은 병력이라든가, 무기체계라든가, 전략전술을 어떻게 구사하느냐 이런 것이다. 바로 용병의 일부분에 해당되는 것이 작전권이라고 볼 수 있다. 작전술을 구사하는 지휘관에게 마치 군대의 소유권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 군대의 주인은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고, 또 양병도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고 그 양병된 군대나 무기체계를 실제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력의 효율성을 위해서 또 병력들끼리 서로 상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통상 동맹군이나 연합군을 만들어 지휘권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전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작통권의 개념을 그런식으로 우리가 이해해야 된다고 보고, 한국전쟁 당시에 그런 필요성 때문에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의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 장군에게 작전권을 넘겨 줬었고, 이후 연합사가 창설되면서 유엔군 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연합사령관에게 작통권이 주어졌고 그러다가 김영삼 대통령때, 대간첩침투작전이라든가하는 평시작전권은 한국군이 갖는 것으로 됐고, 이제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단독으로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논의가 되고 있다고 본다.

박계향 : 이양 이후 현재의 전·평시 조직이 바뀌게 되는데…

조성태 : 데프콘-3 이후 전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이양되면 연합사령부가 해체되기 때문에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 증원군을 포함, 주한미군에 대한 작전통제권만을 갖고,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합참의장이 갖는 병렬형 지휘체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 작전의 일원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중요한데 현재 합참에서 구상하는 시안은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 령관간에 예를 들어 “작전협조본부”같은 협의체를 두는 안으로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박계향 : 새로 바뀐 이양 이후의 조직도를 보니임무보다 절차만 조금 바뀐 것 같다.

조성태 : 그 협의체가 작전협조본부 형태의 조직이 되던 다른 형태가 되던 환수에 합의하면 시행시점에 맞추어 사전에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박계향 : 현재의 바뀌는 지휘권의 개념에 따라 이양 이후 전시작전 지휘권의 형태를 보면 사실 바뀐게 별로 없다. 바로 이양 이후에 공통의 조직이나 명령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양 이후 RSOI의 증원 전력을 한국군 합참의장이 지휘권 행사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과 미군측에서 주한미군이나 증원된 미군을 한국군 사령관의 지휘를 받도록 할 것이냐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듣고싶다.

조성태 : 작전통제권을 가져오면 아주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두가지가 있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동시에 연합사 작계5027이 폐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군은 한국군 단독의 독자적 작전계획을 만들어야 되고, 그 작전계획속에 예비계획으로 주한미군을 포함해서 미 증원군이 가용시 그 전력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작계가 만들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그러한 예비 작계를 만든다하더라도 미군이 과연 한국군 사령관의 작전통제하에 들어올 것인지, 아니면 그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 그런 문제들이 이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할 과업이다.
아마 현재의 일본내의 일본군과 미국군 형태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유사시 일본군은 일본군 사령관이, 미군은 미군 사령관이 각각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 일본내 미일 군사력 운영개념은 일본의 영공, 영해, 영토 안에서의 안보위협은 일본군이 주가 되어 방어하고 미군이 지원하되 그밖의 외부위협에 대해서는 미군이 주대응을 하고, 일본군이 지원을 하는 개념으로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경우 직접적인 외부공격의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그런 개념적 임무구분만으로도 군사적으로 충분하다고 보나 한국처럼 직접 남북 군사력이 첨예하게 대치되어 있고, 군사적 신뢰구축조치가 전혀 구축되지 못한 상태에서 과연 전쟁 발발시 한미연합작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개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그 개념을 발전시키는데 엄청난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군이 지금 계획처럼 69만을 증원한다고 가정할 때 과연 한국군 작전통제권 밑에 들어오겠느냐는 문제와 함께 이제부터 그런 문제들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김진욱 : 보완설명을 좀 해보면, 우리가 양차대전이라든가, 또 최근에 걸프전이라든가 이런 다국적군 형태의 그런 전쟁의 작전을 많이 해보고 했는데, 지금 대표적인 것이 미일간의 병립형 지휘구조, NATO와 같은 그런 단일화된 작전 지휘구조들이 있는데, 미일동맹에서도 일본 주변 유사사태시에 마땅히 군사작전을 일원화하기 위해서 작전지휘권이 그 전체를 통괄할 수 있는 미군사령관에게 주어진다고 보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양차대전에서 연합국이라든가 주축국이 그렇게 했던 것과 똑같은 것이고, 그래서 마찬가지로 한반도 유사시에 전시작전 협조본부가 설치되고 어떤 형태의 기구가 설치된다 하더라도 유사시에는 당연히 전체적인 것을 통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미군 지휘관에게 작전권이 부여되고 그래서 전시 증원병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제가 걸프전에서 다국적군이 운용되는 걸 봐도 거기 호주군, 영국군, 미국군 다 있었지만 실제 그 작전권은 미군 사령관에게 있어서 지휘되는 걸 봤다.

박계향 : 어떤 지휘구조의 선택의 폭은 결국은 미군이 말하는 미군재배치, 좀 더 나아가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운영을 좀더 확대시켜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미국이 우리 한반도내에서 작통권 이양 요청에 대해 센세이션이 일어나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되기를 바랬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작통권 이양과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관계에 대해서 듣고싶다.

조성태 : 그동안 미국이 한반도에 주한미군을 주둔시켜 온 것은 어떤 형태든 한반도가 적화되면 아시아지역에 공산화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6·25남침시 참전을 했고, 그런 냉전구조가 그대로 1990년대초까지 이어져오다가 소련이 붕괴되면서 냉전이 해체되었다. 그러나 동북아지역에서는 중국과 대만, 남북한의 대결구도가 그대로 지속되었고 1978년 개방개혁에 나선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머지 않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해올 가능성을 우려하는 정책보고서가 수시 제시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대만, 한국,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통해서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함으로써 국민생활 향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민주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한편 미국은 2001년 9·11 테러를 당하면서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1, 2차 세계대전을 포함하여 월남전, 한국전 등 수많은 전쟁을 겪었지만 미 본토가 직접 공격당하기는 9·11테러가 처음이었을 뿐 아니라 더욱 두려워 했던 것은 만약 뉴욕이나 워싱톤을 공격한 767항공기에 핵폭탄이나 화학탄, 탄저균이 실려 있었으면 어쩔뻔 했느냐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미국 국방정책의 우선순위가 패권경쟁에서 대테러전쟁으로 바뀌었다고 보며 특히 대테러전쟁은 아프칸이나 이라크전쟁에서 경험한 바, 적이 보이지 않는 전쟁의 특성으로 시작은 있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 참으로 대처가 어려운 특성 때문에 결국은 미 군사력 운용의 기본개념을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그래서 생긴게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다. 중동과 아시아의 분쟁예상지역에 군전력을 사전배치시켜 전쟁을 억제하고 일단 유사시에는 직접 대처토록 하는 2+1/2전략을 보다 융통성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 전략적 유연성인데, 그런 측면에서 한반도도 예외일수는 없을 것이나 북한의 핵, 미사일,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개발과 테러지원의혹까지 감안하면 어떻게보면 미국의 주 위협지역의 하나가 한반도인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이런 견지에서 한국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는 사실상 미국입장에서 서둘 입장이 아니었다고 보며 그런데 한국쪽에서 먼저 제의를 하니까 크게 손해볼 것 없다는, 나아가 오히려 잘 됐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국군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가져가면 한국방위부담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군 입장에서 전력증강을 빠른 시간내에 해야하는데 어차피 한국군 무기체계는 미국의 무기체계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만큼 미국 방위산업에 상당한 활로를 열어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부 한국내의 반미성향과 그로 인한 정치적 갈등에 미국이 연계될 개연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미국은 아주 기꺼이 한국이 원하는 2012년 보다 더 빨리 2009년에 해 주겠다고 나오는 것 같다.

김진욱 : 두가지를 보완해서 말씀드린다면 첫째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군사령관이 갖고 있다하더라도 한국군을 미국의 이익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실제로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을 갖는 것에 실익이 없어졌다. 그런 판단이 들었다고 생각이 되고, 두 번째 미국쪽에서 2009년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지금 한미연합사령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중복비용이 발생되니까 이전하는 개념에 맞춰서 그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 그런 이유 때문에 미국에서 2009년을 주장하고 있다고 본다.

박계향 : 노태우 대통령때 공약이기도 하였던 작통권 이양 건을 인수위부터 작통권 관련 검토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장관님때는 어떻게 했는가?

조성태 : 내가 장관할 동안에는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가 거론된 기억이 전혀  없다. 나는 장관취임한지 불과 20여일만에 북한 해군함정의 NLL월선으로 연평해전을 치뤘던만큼 그런 문제가 제기됐다면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박계향 :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양에 대한 의미가 희석이 되서 검토할 가치를 못느꼈을 것으로 본다. 김대중 대통령때도 인수위에서 그 문제를 다뤘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조성태 : 혹시 전임 장관 재직간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재임간에는 전혀 없었다.

박계향 : 그렇다면 점차 이양에 대한 의미가 희석되어진 작통권 이양에 대한 문제가 지금 갑자기 불거진 것은 과거의 노태우 대통령때 했기 때문에 지금 다시 고려한다라는 개념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나 한국군측에서 이양에 대한 손익계산이 우리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은 아닌가?
무언가를 하고자 할때는 손익계산서를 따져보게 되는데, 더군다나 국가의 안보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한 결정을 하는데 아무런 사전 연구가 없었을리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미국보다 이익이 적은 우리가 선택할 사안은 아니라고 보는데 전과정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볼 때 예측을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성태 : 내가  ’94년 정책실장 재직시에 평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용산기지 이전문제가 나왔다. 당시 함께 거론되었던 것은  골프장 이전과 함께 용산기지를 평택쪽으로 옮기자는 구상까지는 나왔다. 당시 용산기지 부지에 대하여는 기지 이전시 주변기지 부지를 팔아 이전 비용으로 사용하고 내부부지는 공원화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었다. 한편 통일 후에도 어차피 국방부는 지금의 위치에 계속 있어야 될 것으로 보고 당시 부지가 너무 협소했으므로 국방부 영역을 최소한 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의 중간 정문 도로부터 용산우체국까지는 확장하는 것이 적절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지역을 군사보호구역으로 설정하도록 했다.
박계향 : 지금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성태 : 그렇다. 그런데 당시에는 용산기지 이전은 안보상황을 보면서 추후 추진하기로 하고 다만 합참주관으로 평시작전권 환수와 함께 주한미군 골프장을 외곽지역으로 이전시키는 방안만 동시에 추진했다.

박계향 : 아마도 ’94년도 북핵문제 때문에 전시작통권 환수문제가 스톱된 것 아닌가? 그렇게 잠정적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김대중 정부를 지나면서 노무현 대통령때 이제와서 불거진건데, 그 불거진 가장 큰 원인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조성태 : ’93년 10월부터 ’95년 3월까지 내가 정책실장을 했는데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는 들어본 기억이 없다. 만일 ’93-’94년도에 상층부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었다면 군 예비역을 중심으로 북핵문제도 심각했고 시기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 군 선배인 노태우 대통령에게 건의하여 취하하고 대신 평시작전통제권 환수쪽으로 추진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반면에 이번에 전시 작통권문제를 제기한 것은 참여정부 들어와 남북관계가 과거 어느때보다 안정적인 상태라고 평가하는 가운데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으로 북한 군사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2012년 정도면 한국군 단독으로도 상당수준의 억지력발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북한이 일관되게 전시 작전통제권이 없는 한국정부와는 한반도 평화문제를 협의할 수 없다는 주장도 확실하게 불식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  

김진욱 : 전시작전권 문제가 이렇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것은 여중생 촛불시위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자기들이 여기서 4~5만이 죽었는데, 미군이 여기서 훈련하는 과정에서 여중생 두 명이 죽은 것에 대하여 한국 시민들이 촛불시위를 하고 CNN에서 방영되고 이렇게 하는 거에 대해서 미국 시민들이 잘 이해를 못한 것이고, 이해를 할 수 없다는 그런 것이었다. 람스펠드가 또 한국에 와 다니면서 들어보고 하면서 한국이 옛날에 자기네 생각하는 것하고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깨닫게 됐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전시작전권의 문제도 계속 통상적인 의제로서 SCM 회의에서 다뤄져 왔던 것을 이제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본다. 그것이 이제 아까 말씀드린 FOTA회의나 SPI회의를 통해서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한미간에 약간의 전략적인 차이가 있던 차에 실지로 전시작전권을 미국이 갖고 있으면서 한반도에서 실익이 별로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박계향 : 이양 반대를 하는 측에서는 정부에서 제대로 평가나 분석조차 하지 않고 자주권 회복이라는 명분 하나만으로 작통권 이양을 주장하고 제기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조성태 : 나는 미국이 전시작통권을 가져가라고 먼저 제안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면 미국이 왜 지금까지 한미동맹을 계속 유지하고 전시작통권을 가지고 왔느냐? 그것은 한국이 요청하고 미국의 이익에도 절대 부합되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위협에 대처하는데 한국과 연합하는 것이 우선 효과적이고 다른 한편 미국의 군사적 패권경쟁국인 소련이 무너진 다음에는 중국이 잠재적 경쟁국가로 부상하고 있는만큼 동북아의 중요성과 함께 한국, 일본, 대만과의 동맹을 중시해 왔다고 본다. 그런 견지에서 지금까지는 미국쪽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를 한번도 거론한 적이 없고, 한국이 말하면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다는 그런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조기환수해 가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아마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중국이 패권 경쟁대상국이긴 하지만 미국이 통제가능한 상황에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 아닌가 싶고 그런시기에 한국이 작통권을 달라고 하니까 앞서 말한 여러가지 이유로 작통권을 이양해도 손해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중국이 과거와 같이 미국에 대해 냉전적 대결정책을 계속 폈다면 한국측의 전시작통권 환수제의를 어떤 의도던 그 자체를 거부했을 것으로 본다. 그러니까 시기적으로 봐서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 위협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요구가 너무 시기상조였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달라고 해놓고 막상 준다고 하니까 이걸 ‘빨리 받을 수 있다 없다’ 는 입장들이 나오고 대통령은 지금 당장도 못할 것이 없다고 밝힌바가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박계향 : 미국에게 명분을 쥐어준 손익계산서 이익중에서 경제성을 거론하셨는데 우리의 정치외교적 메리트가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경제적 부담만 더 안게 되었다고 본다. 현재 우리가 주한미군 주둔 방위분담금은 6,810억원 정도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통권 이양과 함께 미국측에서 제기한 것이 지난번 미 국방 럼스펠드 장관이 50:50을 각자 부담하자고 주장했다. 50:50으로 비용을 따져보면 1,700억원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을 해야 될 것이다라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다가 정보체계 확보를 위한 조기경보체계부터 통신체계, 미사일 등 도입하여 배치해야할 무기체계가 엄청 많다.
주한미군이 한수이남으로 재배치되면서 주한미군의 전력강화를 위해 110억$ 전력증강 계획을 밝혔는데 만약에 한반도의 안보보장을 위한 임무를 갖고 있는 주한미군의 불필요성을 제기한다면 우리 스스로 그 만큼 필요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경제성으로 볼 때 도저히 손익계산서가 안맞는다. 손익계산서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대체 시킬 능력이 안된다. 이런 측면을 현 정부에서 쉽게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한다. 혹자는 그런 분석조차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양과 함께 필수불가결한 재정적 요소는 국민의 몫이 된다. 흑백논리이기는 하지만 정부에서 그런 분석과 판단의 과정을 거쳤다고 보는가?

조성태 : 이번에 거론되고 있는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는 전문집단의 사려깊은 사전검토나 의견조율없이 대통령의 자주권 확보라는 명분에서 갑자기 제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막상 작통권 이양문제가 공론화되면 그 과정에서 미국측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 라고 반대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박계향 : 그런 리스크를 걸고 한 나라 의사결정기구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조성태 : ‘자주성 확립과 자주권 확보, 주체성의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했는데 의외로 미국이 즉각, 그것도 더 조기에 수용하는 쪽으로 나오니까 현 상태에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견해과 함께 재정적 부담은 능력범위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상황에서 얼마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될 것인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치밀한 사전 검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안으로 ‘국방개혁 2020안’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2020년이 되어야 완성되는 목표이다. 따라서 작통권 이양은 2009-2012년이라고 하는데 ‘국방개혁 2020’을 하니까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국방’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논리다.
‘국방’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해서 대비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예상보다 상황이 나빠졌을 때 곧바로 무너지게 된다. 군 예비역으로서, 여당 국회국방위원으로서 두려운 일이다.

박계향 : 사실 지금까지는 ‘국방개혁 2020’에 소요되는 자원조차 가능하냐는 의문이 팽배해 있었다. 소요예산이 현실적으로 많아서 국회를 통과하기 조차 힘들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팽배하다. 이런 시점에서 작통권 이양에 따른는 소요예산에 대해 예산위원회, 국방부와 조율조차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성태 : 대통령께서는 ‘자주권 확보’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천명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게 해놓고 여건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끌고 나가겠다고 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국방부장관과 경제부총리는 이를 위해서 목표년도까지 지원해야 하는 예산은 얼마나 되는지, 또 가능한 지를 검토했어야 하는데 상당부분 생략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라고 언급하니까, 안보관련 정책보좌기능에 신뢰가 안간다는 여론이 높다.

박계향 : 사실 보좌기관이 국방부장관 아닌가? 작통권 인수관련해서 윤광웅 장관도 반대를 했다고 하는데요. 작통권을 두고 정부가 모험을 한다고 해도 제가 보기에는  북한이 부분적, 국지적으로 어떤 침투는 있을지언정 전면전은 불가능 할 것 같다. 군은 발생 가능한 1%의 위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발생가능하지 않을 1%의 위헙으로 취급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까지 온 것이 아닌가 한다.

조성태 : 지금 실질적으로 북한이 전쟁을 도발해서 군사적으로 한반도를 적화통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여러 견해가 있지만 추측컨대 북한군의 전쟁 지속 능력이 초전 열흘정도는 크게 문제없을 것으로 보지만, 그후부터는 탄약, 수리부속, 연료, 식량 등 필수 조달능력면에서 크게 제한받을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중국이 과거 6·25때처럼 북한을 적극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북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 이러한 견지에서 지금 정부에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것도 전혀 일리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지금 어떤 상황인가. 지금 김정일은 앉아서 굶어죽느냐, 아니면 지금까지 모든 역경을 무릅쓰고 선군정치로 군사력을 키워 왔는데 한번은 적화통일을 시도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뭔가 다른길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마지막 기로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후계체제가 제대로 안갖춰진 것도 김정일을 매우 초조하게 할 것으로 본다.
지금 북한이 가지고 있는 가장 확실한 능력은 바로 ‘서울 불바다’이다. 사정거리가 안양까지 닿는 장사정포 1,000문을 휴전선 직후방 동굴진지에 배치하고 화학탄, 생물무기, 특수전부대 등을 충분히 확보하고 수시로 ‘서울 불바다’로 위협해 오지 않았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발위협이 가능성면에서 단 0.1%라해도 상대로 하여금 만약 도발시에는 즉각 수십배의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갖도록, 그럼으로서 감히 도발자체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는것이고 그것이 바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최선의 억제책이다. 그런 견지에서 한미연합 방위태세는 최선의 억제책인 동시에 대비책인 만큼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데 우리가 이를 해체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박계향 : 어제 포럼 당시 일본측 고미 장군이 중국과 한국이 도와주기 때문에 북한이 붕괴될 수 있는데도 붕괴가 되지 않는 거라고 미국 자기 친구가 그렇게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작통권을 환수하게 되면 우리가 인질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는데 그렇다면 북한의 힘을 더 약화시켜야만 하는 것은 아닌가?  어차피 작통권 환수건이 여기까지 왔다면 차선책으로 우리가 북한의 힘을 빼는 방법을 모색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어떨까? 작통권 문제와 북한경제지원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인것 같지만, 결국은 이것은 우리가 해야 될 일로 귀착되는게 아닌가 싶다. 어차피 우리가 앞으로 북한으로부터 더 노리개 감이 될 수밖에 없다면 노리개감으로 하려는 북한의 그 힘을 빼기 위해서는 지원을 안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밖에서는 지금 북한이 연명하고 있는 것은 한국지원, 중국지원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 측면을 어떻게 보는가?

조성태 : 지난 7월초 북한군이 미사일 7발을 동시 발사했을 때 내가 국회에서도 지적했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북한에 쌀, 비료, 건설자재, 의약품 등을 거의 조건없이 지원해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무조건 주지 말고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연계해서 ‘조건화’ 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군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북한에 쌀과 비료를 주는 것과 북한군이 핵, 미사일을 개발하고 군사적으로 도발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은 군부가 오로지 김정일체제 유지에 주안을 두고 군사정책은 물론, 국정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군부는 김정일정권을 신성불가침으로 만들고 대신 김정일은 군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주는 김정일과 군부의 철옹성같은 연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북한의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고 김정일에게 쌀과 비료, 건축자재 등을 아무리 지원해도 북한군은 체제강화 차원에서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유도한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북한에 여러 지원을 제공할때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 및  군사적 도발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지난 7월 미사일 발사때처럼 앞으로 또 발사한다든지, 핵 개발을 지속적으로 할 경우에는 모든 지원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우리측에 무엇이든 요구할 때마다 군부가 하는 일과 연계시켜 조건을 제시하면 김정일에게 보고되고 군부와 협의가 이뤄져 결국 모든 지원이 군부활동과 직접 연결될 것으로 본다. 김정일은 군부를 분리시켜 이원화된 루트를 통해 쌀은 쌀대로 지원 받고, 미사일은 미사일대로 발사하는등 모든 것을 다 챙기고 있다.

박계향 : 작통권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찬반 논란을 펼쳐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조성태 : 그말에 동의한다. 그런데 만일에 우리 역대 국방장관들이 환수하는데 동의한다면서 ‘빨리 가져와라’한다면 그때는 한미동맹이 위험해 질수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 역대 장관들과 예비역들이 환수반대를 강하게 해주는 것이 정부의 대미협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박계향 : 작통권 환수가 우리의  군사적 현실로 볼 때 어렵다 할지라도 평택 미군기지 시설계획이 전면 보류되는 것을 보면 이번 SCM에서 그려지는 로드맵에 따라 작통권 환수는 어쩔 수 없이 밟을 수밖에 없는 수순인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조성태 : 이번 10월 한미국방장관회담시 작통권 관련 로드맵은 어떤 형태든 결론을 내게 되어있고 알려진 바로는 미국은 2009년, 한국은 2012년을 주장하고 있는만큼 현단계에서 환수여부를 놓고 논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따라서 나는 전시 작통권 환수를 시간적개념이 아닌 상황적개념을 적용하여 협의하도록 이미 수차례 제안한바 있다. 즉 전시 작통권 환수를 위해서는 세가지 전제조건, 첫째 북한 핵문제해결, 둘째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셋째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을 내걸고 2009년 이전에 이들 조건이 달성되면 바로 환수하고 안되면 2012년, 그때도 안되면 다시 될 때까지 연기하는 방안이다.
여기서 북한 핵문제가 사전에 해결돼야 한다고 한 것은 작통권을 이양받은 후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이 바로 핵실험이기 때문이다. 작통권을 환수해 미 군사력이 제외된 상황에서 핵실험하겠다고 위협하면 쌀, 비료, 돈 갖다주고 하지 말도록 말리는 수밖에 없고 군사적으로 보복할 방법도, 대응할 수단도 없다. 둘째, 현재 6자회담 체계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바로 연결되는 것이 ‘한반도 평화체제’인 만큼 핵문제만 해결되면 어렵지않게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셋째, 남북한 군사적 신뢰를 가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북장관간, 군간에 직통전화를 가설하고, 정보교환과 인적교류, 부대이동과 훈련 통보, 그 다음 군축과 상호 검증이 이루어지는 정도까지 가면 전시작통권을 가져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박계향 : 혹 지금까지 거론되었던 작통권 환수에 대해서 없었던 것으로도 가능할까?

조성태 : 안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박계향 : 미국쪽의 이익이 더 큰데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할 수도 없고 다음 정부에서도 그걸 따라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다.

조성태 : 국가간 합의인만큼 기본적으로는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며 따라가더라도 이번 합의결과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게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연합사령부는 이번에 2009년으로 합의하면 2009년말 해체되는 것이고, 2012년으로 하면 2012년에 해체되는 것이다. 어떻든 환수때까지는 연합사가 존속될 것이고 연합사가 존속되는 한 나머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나 문제는 환수이후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연합사라는 것은 한반도 유사시 작전지휘본부로서 억지력 못지않게 전쟁승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조건부 환수이다. 조건부 환수가 되면 시간적, 상황적으로 더욱 안정적 여건이 조성되고 한미가 연합해서 조건충족을 위해 노력을 통합할 것이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협상과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조건부 환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차기 정부에서 이를 바탕으로 재협상을 시도해도 미측에서 무조건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박계향 : 그렇게 해서 연합사가 존속되면 지금까지 환수에 대해서 동조를 했던 또는 환수 반대를 추진해왔든간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정치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그저 나라만 시끄럽게 될 것이다. 작통권 환수가 이뤄지면 환수를 추진하고 동조하던 조직이나 세력들은 연합사 해체라는 당연한 수순이 이뤄지지 않고 여전히 연합사가 존재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반미감정으로 번질 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군측에서는 연합사가 있든 없든 별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연합사를 유지시키기 보다는 스스로 해체시키는 방향으로 밀고 나갈 것 같다.

조성태 :  한국군 입장에서는 연합사를 앞서 3가지 전제조건이 달성될 때까지 가능한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아울러 그 3가지 전제조건이 달성되면 실제로 한미동맹만 남아있어도 상관 없을 것으로 본다.
어떤 경우든 작통권이 환수되고 나면 우려되는 것이 두가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첫 번째는 전시작전권을 가져온 이후 북한이 핵실험시 우리가 독자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있느냐는 것인데 그시점부터 한국은 자칫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인질이 될 가능성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북한 급변사태 발생가능성이다. 어떤 형태가 되었던 북한 내부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의 동북공정이 발동할 개연성이 있고 그때 한국이 과연 독자적으로 대처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박계향 :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만 믿고 있기에는 너무나 북한이 열악하고 위험하니까 대비태세를 중국이 안할 수가 없다고 본다.

조성태 :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해서 두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은 북한이 중국처럼 변하기를 원한다. 북한이 자국의 동맹국가로서 건재하도록 하려면 북한이 중국처럼 발전을 해줘야 체제와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미국지원하에 한국이 북한을 통일할 경우 중국군이 미군과 국경을 마주해야 하는데 그것은 아주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중국의 기본 생각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박계향 : 앞으로 SCM에서 작통권의 로드맵을 그려나가야 할 국방부가 전직 장관님으로서 국방부 정책 결정자들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조성태 : 국방부는 SCM에서 로드맵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로드맵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앞서 말한대로 북한 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계 구축,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이다. 이런 조치가 선행되고 가시화된다면 2009년도 좋고 2012년도 좋다고 본다. 2012년까지도 그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2015년으로 미루어야 된다고 본다. 앞으로 국방부는 주기적, 지속적으로 상황평가를 해서 상황이 부적절하면 순연도 가능하도록 한미간 맺는 합의서에 반드시 단서를 달아주기 바란다.

박계향 : 그걸 기준으로 상황평가를 하면…

조성태 : 합의서에 그런 단서를 명시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우선 미국이 이번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순전히 한국에서 제시한 것으로 돌릴 수가 있다. 왜냐하면 미국이 작통권을 가져가라고 말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미국쪽에서 중국을 의식해 이양 주장을 안했지만 지금은 미국이 어느정도 중국을 핸드링 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를 한국이 먼저 제기해 주기를 바라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모든 해결의 키는 미국이 쥐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 상황일수록 조건이 명확하게 명기되어야 한다. 미국쪽에서도 그 조건들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것으로 나는 믿고있다.
두 번째는 2009년이든 2012년이든 시기를 못박듯이 확정하면 우리 국방투자비와 필요한 전력 건설이 그렇게 계획대로 달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
세 번째는 국민들의 불안, 걱정하는 부분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줄 수 있다.
네 번째는 그러한 전제조건과 약속이 우리가 북한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아주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따라서 나는 로드맵을 합의할 때 반드시 명문화해서 조건을 달아주면 작통권 환수에 따른 모든 우려점을 해소하게 될 것이므로 가능하면 명문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고, 만일 명문화가 안된다면 협상회의록에라도 기록으로 남겨야한다고 본다.

김진욱 : 작통권 환수가 국민들간에 핫이슈가 되면서 느낀 것으로 첫째,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전문적인 결정에도 영향을 받게 되니까, 국민들에게 이 전시작전권의 어떤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서 제대로 잘 홍보라든가 이해를 시키는 그런 능력이 우리에게 부족했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두 번째는 한반도 주변의 상황변화의 인식의 차이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런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문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의사결정자들에게 그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는 이것은 우리가 정말 군 출신으로서는 중요한 문제인데 안보문제, 국방문제가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될 경우에는 올바른 결정을 할 수가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작통권 환수에 대한 의견이 공명심이 됐건, 인기가 됐건, 어떤 파퓨리즘이 됐건 정치적인 필요성과 목적에 의해서 활용됐기 때문에 국민적 갈등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고 본다. 안보문제, 국방문제를 철저하게 이것을 군사적인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그런 토대위에서 결정하게 하는 메카니즘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박계향 : 지금 국민투표에 대하여 환수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국민투표에 붙여봐라. 국민의 대다수는 거부할 것이다 라는 확신을 갖고 요구한다고 본다. 국민투표의 필요성, 그리고 만약에 예측이 가능하시다면 결과 예측이 되나?


조성태 : 국민투표 얘기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아무리 반대해도 안먹혀 드니까 급한 김에 어떤 대안을 내놓은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전시 작전통제권이 정치적인 문제라면 국민투표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군사적인 문제다. 그것도 너무나 전문적인 분야다. 그런데 이런 것을 국민투표에 부쳐서 국가의 안보가 침해돼도 좋으냐, 아니냐 이렇게 묻는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무책임하고 국가안보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국민투표에 회부한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설사 환수년도가 2009년, 또는 2012년으로 결정되더라도, 이 문제는 어차피 내년 대선정국에서 필연적으로 핵심이슈가 되어 1차 걸러질 것이고, 다음 정권에서 또한차례 재여과 과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안보전문가 집단이 거의 예외없이 한목소리로 “시기상조”임을 주장하고 있는만큼 정부당국은 마땅히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수렴하고 검토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현실은 오히려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평생을 안보분야에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결론적으로 ‘현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은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는 시간적 개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황적 개념이 중요한 바, 시기가 언제가 됐든 ‘북한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한간 군사적 신뢰 구축’이라는 세가지 전제가 달성됐을 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국방부도 X년이 결정되면 X-2년부터 상황을 종합평가하여 융통성을 갖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이같은 전제조건을 다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분명한  것은 국민이 원하느냐 아니냐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민족의 존망이 걸린 문제인만큼 전적으로 국가안보 측면에서만 다뤄져야 하며 특히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목적이나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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