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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분먹인 중대장을 보면서...
  2005-01-26 00:00:00, 조회 : 11,583, 추천 : 1767

인분먹인 중대장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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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분먹인 중대장을 보면서...

논산훈련소의 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분대장들을 통하여 인분을 먹게 한 사건이 발생하여 난리다. 이번 기회에 이런 종류의 훈련의 역작용과 이런 종류의 비인간적인 엽기훈련이 만들어내는 훈련병들의 불복종 자아의식의 형성문제와 그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강화되는 군의 위선풍조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그동안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 일종의 기초훈련기간 동안에 발생하는 비인간적, 초인간적 체험들에 대하여 선배들로부터 또 혹은 영화나 타큐멘터리를 통하여 어떤 낭만적인 추억으로 또 혹은 공동체험에 대한 유대감을 느끼는 집단의 한 동질성으로서 자주 흥미롭게 이야기되곤 했다.

내가 육사에 처음 들어가서 초기에 가졌던 이런 종류의 훈련들에 대한 순수한 거부감들이 육사 4년의 생활과 군대생활을 통하여 마비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꼭 한번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번 기회를 통하여 과거의 회상을 더듬어 훈련기간에 벌어지는 그러한 해프닝들에 대해서 반성해 보고자 한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거기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 내가 자란 마을은 내가 고등학교 때 그제서야 전기가 들어왔을 정도로 깡 시골마을이었다.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기 위하여 8Km를 걸어야 했다. 8살짜리 어린아이가 아침 저녁으로 8Km를 걸어야 했으니까 아침 새벽에 잠이 깨어 두시간 반 정도를 걸어 학교에 가고 방과후에 다시 2시간 반을 걸어 집으로 와야 했다.

왕복 5시간이 걸리는 통학거리를 나중에 길이 뚫리고 자전거를 사서 타고 다닐 때까지 그렇게 아침 저녁으로 매일매일을 걸어 다녔다. 걸어 다니면서 책을 보고 영어 단어장을 외우고 그렇게 다녔는데 그래서 나는 학교 성적이 매우 좋았다. 초등학교때는 십수등을 하다가 중학교때는 5등안에 들었고 고등학교때는 단 한번도 일등을 놓친 적이 없다.

그때는 라디오도 없었고 TV도 없었고 내가 열아홉살이 되어 육사에 들어갈 때까지 그저 거의 교과서에서 얻는 정보가 전부이고 또 아버지가 두 살때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의 생각과 행동의 기준은 오로지 학교의 선생님과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바로 그것이었다. 산골에서 자라면서 내가 얻은 것은 교과서와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는 지극히 순수하고 이상적인 그런 것들이었다.

육사에 입학시험을 보고 체력시험을 보았는데 육사에 합격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우체부 아저씨로부터 들었다. 그때는 마을에 신문을 보는 사람이 없었고 읍내에서 우체부 아저씨가 신문에 난 것을 보고 어머니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며칠뒤에 육사에서 합격통지서와 안내장이 왔다.

안내장에는 모든 것이 다 지급되니까 영어사전과 옥편만 준비해 오라고 하였다. 안내장 어디에도 육사에 정식으로 입학하기 전에 기초군사훈련이 있다는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이 관비로 지급되고 유학을 갈 수 있고 뭐 그런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영어사전과 옥편을 준비해 오라고 해서 나는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육사에 가입교하게 되었다. 산골에서 자라나 군에 대해서 들은 것도 없었고 또 훈련이 뭔지도 몰랐던 나에게 갑작스럽게 닥친 군부대의 첫훈련은 나에게 엄청난 심리적 고통이었다.

내가 얼마나 사전지식이 없었느냐 하면 같이 입교하는 동기생들이 먼저 와서 훈련복을 입고 있었는데 나는 그들이 나하고는 다른 부대의 사병들인지 알았다. 그 동기들이 나에게 “야, 너도 이거 입어”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깜짝 놀랬다. ‘아니 나는 육사 제복을 입어야 되는데...’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만, 나는 그 훈련복을 입는다는 것이 내키지가 않았다. 내 주변에 육사에 대해서 알려줄 만한 사람도 없었고 정상적으로 나에게 전해진 정보에는 ‘나는 육사제복을 입고 유학을 가기 위하여 공부만 잘하면 되는 것’인 줄로 알고 있었다.

전혀 마음의 준비가 안된 나에게 그때부터 벌어진 일은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다. 화이버 모자를 쓴 아저씨들이 들어와서 소리를 꽥꽥 지르고 난리를 쳤다. 나중에서야 그들이 선배 생도들인 줄 알았지만, 나는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경박하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는지 두렵기도 하고 혐오증이 생겼다.

그들이 ‘엎드려 뻗쳐’ ‘뒤로 굴러’ ‘전봇대까지 뛰어’ 뭐 이렇게 명령을 하고 시킬 때, 내옆의 동료들이 따라서 하는 것을 보고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는 그들이 시키는대로 따라하는 것에 도대체가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이들이 도대체 왜 이런 하찮은 짓들을 나에게 시키는 걸까’라는 생각들로 꽉 차 있었다.

고등학교 때 교련교육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그냥 교련복 입고 행진하고 가끔 목총인가 뭔가를 들고 뭐 연습을 하는 그런 식이었다. 사실 나는 거기에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그저 영어공부를 하고 수학공부를 하고 과학실험을 하고 그런 거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때 우리 학교가 문교부 지정 과학실험학교로 되어 실험기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나는 과학실험반의 반장을 맡고 있었고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가정형편상 육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된 기초군사훈련은 나에게 그야말로 악몽과 같은 시간들이었다. 나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피동적인 비자발적인 강요된 훈련, 그것은 나에게 명령복종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사실은 명령불복종에 대한 강한 자의식만 생겨나게 만들었다.

이번에 그 훈련소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화장실을 깨끗이 하라’는 명령복종을 철저하게 훈련시키고 싶어서 인분을 먹였다면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내가 분명히 말하건데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어떨지 몰라도 그는 훈련병들에게 ‘화장실 청소에 대한 명령불복종의 강한 자의식’만을 심어주어 오히려 훈련의 역작용만을 초래한 것이다. 훈련병들에게 군인정신을 심어준 것이 아니라 사실은 진정한 군인정신을 왜곡시키고 병사들의 애군정신, 애대정신에 대한 싹수를 아예 말려 버린 것이다.

겉으로만 꽥꽥 소리지르게 하고 속으로는 ‘야, 이 개**들아’하는 그런 상황이 연출되는 그런 교육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겉으로만 충성하고 마음은 오히려 그에 비례하여 정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그야말로 낭비적이고 역기능적인 훈련을 이제 좀 거둘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좀 자발적인 의지를 일으켜 훈련의 효과를 높일 수도 있을텐데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기초군사훈련을 시키던 분대장 생도에게 ‘나는 적성이 안 맞으니 육사를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분대장 생도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들어올 때는 네발로 들어 왔지만 나갈 때는 네발로 못나간다. 육사가 네 장난감인줄 아냐. 나갈라면 죽어서 나가야 한다’ 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퇴교하고 싶어도 퇴교를 하지 못하는 상황, 밤이 되어도 잠을 재우지 않고 나의 상황을 이야기해도 변명으로 들리고,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 그야말로 ‘내가 실수를 해도 정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황당하게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어차피 이 상황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냥 즐기자. 그렇게 해서 나는 나의 의지와 관계없는 짓거리를 하기 위하여 철저하게 위선자가 되고 있었다.

이번에 그 훈련 중대장의 명령을 받아서 인분을 먹었던 훈련병들 중에서 인분을 먹고싶은 훈련병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인분먹기를 거부한 훈련병은 단 한명도 없었다. 어찌된 일인가. 그 젊은 훈련병들이 점점 위선자의 길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훈련병들이 부대에 배치되어 부대내에 불합리한 상황을 보게 되더라도 그들은 그것을 그냥 즐기고 마는 강인한 심리적인 각인을 그 중대장이 그들에게 시켜놓은 것이다.

벌써, 30년전에 내가 기초군사훈련을 받았을 때의 상황을 떠올리면서 나는 자발적인 의지가 없는 훈련, 내면에서 따라오지 않는 훈련의 무용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 생명을 버리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 마음속에 명령불복종의 자의식이 생기고 위선의식이 강화된 훈련병이 선뜻 자기 생명을 바쳐 임무를 수행하겠는가.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일 때 누가 선뜻 저항감없이 인분을 먹을까. 그것은 속으로 ‘이 개**야’하면서도 겉으로 충성하는 병사, 철저하게 위선적인 병사가 가장 선뜻 앞장서서 인분을 먹을 것이 뻔하다. 위선적이 아니고 마음의 저항이 없이 그렇게 인분먹는 일을 선뜻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위선적인 병사일수록 전장에서 목숨을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불합리한 일에 저항을 느끼는 병사일수록 유사시 명분이 있는 일에 선뜻 목숨을 내놓을 가능성이 훨씬 많다.

나는 한겨울에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는데 훈련을 받던 중에 장갑을 잃어버려서 분대장 생도에게 ‘장갑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분대장 생도는 나에게 ‘뭐라고, 장갑이라고, 아직도 사제물(私製)이 안 빠졌어. 장갑이 뭐야. 수갑이지’하면서 또 가혹한 얼차려(기합)를 주었다. 맨손으로 깍지를 끼고 자갈바닥에 엎드려 뻣쳤다 다시 일어나고 하는 그런 기합이었다. 그 고통을 당하면서 나는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일제치하에서 벗어난지 당시에 30년이 되었을 땐데 아직도 일본말 데부꾸로 (수갑 手匣)이 군인정신이 살아있는 군대용어이고 순수한 우리말 ‘장갑’은 군기가 빠진 민간의 사제말로 취급되어 사관학교 훈련생도들에게 일본말의 사용이 강요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는 탄식뿐이었다. 오호 통제라, 그래도 나는 어머님께 효도하기 위하여 육사를 졸업해야 했고 그래서 더 더욱 내 마음속에 위선의식만 늘어났다고 봐야한다.

우리 간부들에게 병사들의 자발적인 의지가 함께 할 때, 교육효과가 승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과 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교육을 좀 시켜야 하겠다. 인간은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다. 부하들의 인간성을 존중해 줘야 그들이 목숨걸고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간부들에게 교육시켜야 한다. 어떻게 해야 훈련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줘야 한다. 나는 유격훈련도 받아보고 공수훈련도 받아보고 많은 힘든 훈련을 받아보았지만, 내가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을 때 그 훈련효과나 교육효과가 가장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았다.

인분을 먹여 병사들에게 반항심만 높이고 위선의식만 높였다면 그 중대장은 군대를 망치고 나라를 망친 것이다. 그렇게 훈련된 병사가 실무부대에 배치되어 보여줄 행태는 뻔하다. 위선으로 다져진 명령불복종의 자아의식은 군대의 불합리한 일에 합세하여 군대를 더욱 더 썩게 만들 것이다. 그런 병사들이 또 ‘군대는 다 그런거야’ 하면서 선량한 병사들을 괴롭힐테고 그렇게 당한 선량한 병사들이 오염되어 또 사회를 오염시킬 것이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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