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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아프간 파병, 어떻게 할 것인가> 김진욱 인사말
military  2009-12-04 21:16:34, 조회 : 11,585, 추천 : 2192

 

안녕하십니까. 21세기군사연구소 김진욱 소장입니다.

오늘 이렇게 이진삼 의원님 주관으로 김학송 국방위원장님과 이상득 의원님 등 여러 의원님들을 모시고 <아프간 파병,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세미나를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걸프전에 참전했던 사람으로서 오늘 주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1991년 제가 1사단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걸프전 파병에 대한 차출명령이 내려와서 특전사 교육단에 들어갔는데 그때도 국회에서 걸프전 파병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었습니다. 국회 의결이 계속 지연돼서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우디 정부가 우리가 들어가기로 했던 야전병원에 영국, 필리핀 용병의료진들을 이미 배치해 놓고 있었습니다.  

사우디군으로부터 모든 병참지원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까, 사우디가 막 전쟁을 시작한 상황에서 한국군에 대한 병참지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우리가 약속된 시일에 맞춰서 도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임무도 부여받지 않은 부대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병참지원을 해달라고, 약속을 이행하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경계탄약도 사우디군에서 받도록 되어 있었는데 사우디군이 당시에 제대로 체계가 정립된 군도 아니고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 우리에게 탄약을 줄 리도 만무하고 결국 쥬베일에 있었던 미해병 1사단사령부에 가서 탄약을 협조해서 간신히 자체 경계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장가가는 놈이 불알 띄워놓고 간다. 전쟁터에 나가는 놈이 총도 없이 간다, 그런 속담이 있습니다만,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우리가 바로 그런 꼴이었습니다.

교포들이 이미 다 철수를 한 상태라서 우리 의료지원단의 숙식문제가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걸프전 파병에 대한 의회결의가 늦어져서 우리에게 벌어졌던 여러 가지 해프닝들에 대해서 제가 여기서 다 말씀을 드릴 수야 없겠지만 사실 그것이 저로 하여금 한국군과 우리 국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고 결국 저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야전병원에 있다 보니까, 두발 반동안 전쟁터에서 참 못볼 것도 많이 보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쿠웨이트가 해방되던 날 승전군으로서 함께 개선했던 광경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우디 국경에서 카푸지항구를 통해서 쿠웨이트 시내로 들어서는데 모든 시민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와서 쿠웨이트 국기를 흔들며  '프리 쿠웨이트, 프리 쿠웨이트' '사담스 헤드, 사담스 헤드' 하고 해방에 대한 기쁨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내의 모든 유전들을 다 불살라 놓아서 대낮인데도 쿠웨이트 시내가 저녁때 처럼 어두컴컴한 상황이었는데, 남녀노소가 국적에 관계없이 민간인이건, 군인이건 서로 부둥켜 안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눈물을 흘리고 공포탄을 쏘아대고 크락숑을 울리고... 그야말로 자유를 되찾은 국민들의 즐거움이 어떻게 절정으로 치솟게 되는가 하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우리가 태극기를 앞장 세우고 들어가는데 쿠웨이트 시민들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브이자를 그리면서 '코리아, 코리아' '땡뀨, 땡큐' 하고 소리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오늘 좋은 토론이 있겠지만 나온 김에 한마디만 말씀드린다면, 우리가 진정한 세계평화를 위하여 전쟁의 전략적인 상황을 잘 살피고 또 나라의 이익을 헤아리기 위해서 토의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칫 정파간의 갈등, 국론분열로 해서 적절한 참전시기를 놓치고 국력에 맞게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또 국익을 구가할 수 있는 호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야 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오늘 좋은 발표, 토론 경청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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