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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지다니...
  2003-03-25 00:00:00, 조회 : 10,727, 추천 : 2460

십자가를 지다니...

이름 : 김진욱     번호 : 67
게시일 : 2003/03/25 (화) AM 08:31:26  (수정 2003/05/11 (일) AM 09:24:54)    조회 : 79  



라종일 안보보좌관이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와 파병에 대하여 십자가를 진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는 대개 짐작이 가는 이야기이긴 하다. 그런데 또 우리 정책결정자들이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 같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라 보좌관은 결국 ‘미국에 대한 지원과 파병이 옳은 일이 아니긴 한데 국익을 위하여 어쩔 수없이 선택한 대안’이라는 설명으로 보인다. 정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용주의 차원의 국익이 중요하다는 말로 보인다. 안보보좌관의 입장에서 국익이란 무엇인가. 가장 큰 것은 역시 한반도의 평화이다. 그렇다면 반전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한반도의 평화에 반대하고 있다는 말인가. 혹은 그 함수관계를 잘 모른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다. 생각하는 틀에 문제가 있다.  

한쪽은 근본주의 입장에서 정의와 사랑을 실현하려는 것이고 또 한쪽은 실용주의 입장에서 평화와 국익을 지키려는 그런 구분이 아니다. 평화를 지키려는 방법에 있어서 견해차가 있는 것이다. 정의가 평화를 깨는 것이라면 그게 무슨 정의인가. 시간적으로 혹은 공간적으로 혹은 견해에 따라 다른 정의가 그게 무슨 정의인가. 이건 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평화를 지킬 것인가 하는 방법론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정보의 한계이건, 책임의 한계이건 그런 차이 때문에 견해차가 발생하게 되고 거기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십자가를 진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국민들과 함께 방법론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다.

한가지만 덧붙인다. 몇일전에 강금실 법무장관이 아침마당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장관이 받는 급여액을 물으니 그것이 마치 프라이버시인 양,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아차 싶었다. 필자는 군인교육을 받아서 어떤 말이나 행동이 반사적으로 나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왜냐하면 전장에서의 장병들의 행태는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한 끝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태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강금실 장관이 지난 세월의 우리 각료들의 투명성과 민주성 문제에 대하여 정말로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이라면 급여액을 묻는 질문에 본능적으로 투명한 답변을 해야 옳았다. 장관의 급여는 프라이버시가 아니라 주인인 국민들이 그 액수를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결정하여 주도록 하는 것이다. 강 장관의 말은 변호사 시절의 습관이 반사적으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변호사의 소득은 그것이 사회악이긴 하지만 프라이버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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