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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완화
김진욱  2014-02-13 14:15:38, 조회 : 8,103, 추천 : 1668


군사시설 보호와 민군간의 불신구조  

지난달 ‘한국군사시설연구소’ 창립 세미나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한국군사시설연구소(이하 KRIDI)는 21세기군사연구소에서 해왔던 군사시설 연구를 별도로 특화하기 위해서 창립된 연구소다. 우리 군에 전투공병과 시설공병이 분리된 이후에 평시나 전시의 군사시설 기준의 새로운 정립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었고 전문가들이 이를 적시에 해결해 주자는 취지에서 의지가 모아져 새로운 연구소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창립 세미나에 십 수 명의 국방위원회 의원들을 비롯해서 군의 시설전문가들, 또 민간의 군사시설 관련자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대개 세 부류의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본다.

한 부류는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서 혹은 품앗이로 참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또 혹은 참석을 하라고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단지 참석을 위한 참석을 한 사람들의 부류고 또 한 부류는 군사시설 환경의 변화에 따라 KRIDI 창립에 대한 취지를 이해하고 뭔가를 해야만 되겠다는 생각에서 KRIDI의 활동에 함께 참여를 해보고 싶거나 혹은 주도적으로 앞장 서서 이 일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의 부류가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세미나에 참석한 또 한 부류가 있었는데 군사시설과 관련하여 사업적으로 혹은 재산권과 관련된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의 부류였다. 그들은 혹시 KRIDI를 통해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 참석했다고 본다.

짧은 지면을 통해서 밝힐 수는 없겠지만, 필자는 군 재직 시에 군에 대한 민간의 강한 불신사례를 체험했었고 그 뒤로 우리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 뭔가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연구하는 것이 나의 숙명처럼 되었다. 그 누군가의 말대로 군과 국민은 ‘물고기와 물의 관계’로 국민들의 지지가 없는 군사작전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21세기군사연구소를 창립하게 된 것이고 지난 20여 년간 연구소 활동을 하면서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은 역시 연구소가 군과 민의 가교로서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증진시켜보자는 것이었다. 지금은 우리 군도 또 국민들도 많이 변화되고 발전되었지만, 이번 KRIDI 창립 세미나를 통해서 군사시설로 피해를 보는 국민들이 많이 있고 그들에게 군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필자는 KRIDI의 소장으로서 그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청취했다. 그들의 불만이 타당한 것인지 어떤 제도적, 법률적, 관리적, 문화적 요인들이 군과 민의 불신구조를 만들고 있는지 발견하고 이를 제거하는 것이 필자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피해 사례들이 있었지만, 군사시설과 관련해서 크게 두 가지의 피해 증후군이 있었다. 하나는 도심지역에 있는 공군 비행장과 관련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군사시설보호 협의의 공정성에 관한 것이었다. 공군 비행장과 관련해서 군도 좋고 민도 좋은 solution을 연구소가 찾아볼 것이고 또 필자는 개인적으로 군에서 군사시설 보호업무를 한 경험이 있어서 이른바 ‘군보협의’를 통한 군과 민의 불신구조를 제거하기 위해서 앞으로 KRIDI에서 전문가들을 모아서 이 문제를 연구해 보려고 한다.

도심지역의 군부대 지휘관들에게 ‘군보협의’는 기준의 탄력성과 정치적 관련성 때문에 아주 골치가 아픈 사안이다. 서울 및 수도권 도시들의 빠른 도심화 현상으로 휴전선에 근접해 있는 도시개발사업과 군 도시지역작전간 효율적 적용 방안을 연구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지역작전에 가장 비중이 높은 북한의 현존하는 특수전 위협을 볼 때, 도시지역작전은 미래 전장을 지배적으로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명 피해 최소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가지 전투를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전장에서는 도시지역작전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군에서 한반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도시지역작전과 도시개발사업간 효율적 적용 방안을 분석하여 군사시설보호지역 내 도시개발사업으로 군사적 목적과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근거를 확보하는 일이 필요한 일이다.

현대전에서 군 도시지역작전 개념이 적용되는 곳은 사실 전•후방이 따로 없다. 특히 휴전선을 접경지역으로 빠른 도시개발계획이 이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존의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된 곳에 대한 시설보호 해제 요구가 증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지자체의 도시개발 계획에 따라 많은 개발업체들이 사업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점차 군민간에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수년 씩 개발계획을 현실화 시키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개발업체들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군 개발동의를 받고자 노력을 하게 되지만, 상황이 여의지 않을 경우 정치권 도움을 받아 전술적인 검토보다는 국책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지역이 군 동의가 이뤄지는 등 군의 작전성 검토결과가 그야말로 이현령비현령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부대의 지휘관들도 단순한 전술적 검토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경제적 효율성의 공통분모를 도출하여 국민을 위한 군대로서 군 작전성 검토를 현실적으로 타당하게 검토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가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는 그저 군의 현용업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약간 명의 실무자 밖에 없다. 군의 작전적 개념과 민의 도시개발계획 간에 괴리감이 존재할 경우 군과 도시개발사업 당사자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이 민군간의 불신구조를 만든다. 앞으로 KRIDI는 군사시설보호법과 도시지역작전이 도시개발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군의 안보적 효율성과 민의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군사시설에 관련된 민과 군의 불신구조를 제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자체의 도시개발사업이 더 이상 정치적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군의 작전적•전술적 차원에서의 타당한 검토와 국가 경제적 차원에서의 효율성이 동시에 확보될 수 있기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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