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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특색의 사회주의’가 정착될 것인가?
- 시진핑 시대의 출범에 즈음하여...
김진욱  2012-11-29 16:35:54, 조회 : 6,830, 추천 : 1698

발행인의 메시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가 정착될 것인가?

지난 11월 바야흐로 중국의 제5세대 지도자 시진핑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중국과 한중 안보포럼을 하면서 그가 차세대의 지도자가 되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그는 장쩌민의 후원으로 후진타오와 끝까지 경쟁을 벌였던 쩡칭훙이 언급한 바대로 중국 공산당내에서 그야말로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한중 안보포럼의 중국측 단장을 맡았던 조남기 부주석도 벌써 10여년 전부터 시진핑이 5세대의 중국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나에게 귀띰을 했었다. 2000년 1월부터 중국 땅을 밟은 뒤, 서른 번 이상이나 중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중앙군사위 부주석, 정협 부주석을 비롯하여 각성의 성장, 서기 그리고 현역, 예비역 고위급 장군들, 군사대학과 민간대학의 교수들 그리고 외교 전문가들과 경제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국 공산당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다.

마오쩌둥 이후 지난 수십 년 동안 덩샤오핑에서 장쩌민으로 또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 중국 공산당의 리더쉽이 바뀌는 과정은 공산당 정권의 본질 그대로 ‘투쟁의 역사’였고, 또 지난 5~6천년의 흥망성쇠를 겪은 중화민족의 ‘지혜의 역사’였다. 지난 11월 15일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안정적으로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제5세대의 지도자로 추대되면서 이제 중국은 그들이 말하는 소위 ‘중국특색의 사회주의’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여느 공산주의 국가에서와 같이 중국에서도 공산당 노만크라트라의 출현과 부패의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인민들의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민주적 욕구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중국 공산당이 불안한 미래를 잉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 공산당이 마오쩌둥 1세대에서 2세대, 또 2세대에서 3세대 그리고 4,5세대로 지도체제가 전환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한 프로세스가 아니었다. 시진핑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충칭시 서기 보시라이 사건이 발생하면서 과연 이번에 지도체제가 안정되게 이양될 수 있을 것인가 조마조마한 상황이었다. 마오쩌둥은 그의 후계자로 류샤오치와 린뱌오를 지명했었다. 그러나 그의 사후에 마오쩌둥의 아내인 장칭을 비롯한 4인방에 의해 권력의 암투가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덩샤오핑이 권력을 잡게 된다. 2세대 덩샤오핑에서 3세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덩샤오핑은 그의 후계자로 후야오방과 자오쯔양을 지명했었지만 권력게임은 당시 중앙의 정치무대와 거리가 멀었던 상하이의 당서기 장쩌민을 택했다. 권력게임의 배후에는 공산당의 혁명원로들이 있었다. 장쩌민도 그의 후계자로 쩡칭훙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 덩샤오핑의 영향으로 후진타오가 제4세대의 지도자가 된다. 후진타오도 리커창을 그의 후계자로 생각했지만, 장쩌민과 쩡칭훙의 압력으로 공산당내에서 두루 인기가 좋았던 시진핑이 제5세대의 지도자로 낙점이 되었다.

이번에 시진핑 체제로 차기 지도부의 권력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중국 최고지도부의 파벌들간의 합의에 의한 권력승계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정치제도로 정착될 수 있는 관행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 3세대 장쩌민 시기부터 일인 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면서 권력승계 및 주요 정치사안들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합의를 통해서 도출하고 있다. 1세대와 2세대인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시기에는 일인 지도체제로 주석제도를 시행했으며 제11차 당대회부터 총서기 제도를 시행하여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중국 공산당의 최고 정책결정 기구로서 노선이 다른 계파간의 협상과 합의를 통해 차기 최고지도자를 추대하게 되었다. 덩샤오핑에 의해 처음으로 세대교체를 통한 권력승계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16차, 17차 당대회를 통해 합의에 의한 방식으로 장쩌민에서 후진타오로의 승계가 이루어졌으며 이번에 시진핑 체제가 안정적으로 출범하면서 권력승계의 제도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마오쩌둥 이후 매번 권력의 전환과정에서 새로운 중국 공산당의 지도체제를 결정한 주체는 사실은 1세대 공산당 혁명원로 그룹이었다. 덩샤오핑도 그저 다른 혁명원로들과 동등한 자 가운데 그들을 대표하는 위치에 불과했다. 혁명 원로들은 자문이 아닌 실질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고 현직 당 지도자들을 통제해 왔다. 장쩌민의 시기에도 덩샤오핑은 당 중앙이 중대정책을 결정할 때 단순히 자문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집에서 원로와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영향력이 강했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역임한 바 있었던 자오쯔양은 ‘중국 공산당의 공식 지도부가 원로집단의 결정사항을 집행하는 하부기관’에 불과했다고 술회했다. 이번에 시진핑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보시라이 사건의 해결에도 결국은 장쩌민의 결단과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 과연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과 달리 1세대 마오쩌둥의 그늘에서 벗어나 권력의 세대전환을 통하여 그들이 말하는 ‘중국특색의 새로운 사회주의’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인가? 중국 공산당 정권교체의 제도화 노력은 어쩌면 급격한 서구식의 정치민주화에 맞서 공산당 일당체제의 정권안정을 장기적으로 추구하려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권력승계의 안정화는 필연적으로 당내 파벌간의 협력적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 지속될 때만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공산당 정권의 특성인 권력승계를 둘러싼 경쟁의 격화 가능성을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또 법치보다는 인치를 중시하는 유교에 기반을 둔 중국의 정치적 전통을 어떻게 규칙과 규범에 의한 ‘제도화’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가 변수라 하겠다. 시진핑 시대의 출범에 즈음하여 중국의 밝은 미래를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공산주의는 본질적으로 인간과 사회문제를 정치적인 것으로 혹은 투쟁적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중국식 사회주의가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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